"죽은 사람은 너 아닌 나" 거리 나선 어머니
박종철과 이한열. 1987년 민주화 항쟁의 불씨를 당겼던 것은 이들의 이름뿐이었을까?
2일 오후 11시40분 방송되는 'MBC스페셜'은 민주화 항쟁 2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너는 살고 내가 죽었다'로 1987년 2월 갑작스러운 자살로 대학생 딸을 잃은 부모의 삶을 따라가 본다.
1987년 서울교대 재학생이던 22살의 박선영 씨는 자취하던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옥탑방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학생운동에 대한 탄압이 심하던 시절 박 씨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대학 연합서클에서 활동했고 이내 학교 내에 설치돼 있던 조사실에 끌려간다.
활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가족이 무사할 수 없다는 소리에 끙끙 앓던 박 씨는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 후 가족 전체의 삶이 변했다.
특히 새벽녘에 최루탄을 뒤집어쓰고 귀신같은 몰골로 집으로 돌아오는 어머니는 더 이상 예전의 어머니가 아니었다. '딸은 살았고, 내가 죽었다'고 절규하며, 어머니는 전경들에게 달려들어 연행되는 학생들을 빼앗아오고, 사지를 들려 시위장에서 끌려 나가는 거리의 투사가 되었다.
제작진은 딸의 죽음으로 삶이 변해버린 부모에게서 지난 20년의 세월을 들어본다. 어머니는 오랜 수배 생활과 구치소 출입으로 몸 곳곳에 흉터가 생겼고 20년간 전교조 활동을 해온 아버지는 현재 지리산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박 씨 가족의 삶의 자취를 통해 1987년 이후 한국 사회가 변화해온 과정을 반추해보고 박 씨처럼 이름 없이 죽음을 맞은 이들의 '작은' 이야기가 모여 시작된 민주화 항쟁을 다시금 조명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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