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돋보기- EBS '세계의 명화'

입력 2007-05-31 07:30:40

제60회 칸 국제영화제가 루마니아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안겨주고 막을 내리자 동구권 영화의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EBS '세계의 명화'는 6월 한 달간 체코의 영화를 소개한다. 세계 영화사에서 1960년대는 '새로운 물결'의 시대였고 체코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1963년 이후 프라하 영화학교 출신의 감독들은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특히 1966년부터 체코 예술가들은 스탈린주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다. 1968년 여름 프라하에서 울려 퍼진 '자유'의 외침이 소련 탱크에 짓밟히자 일부는 서방 세계로 떠났고 남은 이들은 정치 상황에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지만 여전히 미학적으로 특출하면서도 뛰어난 영화를 만들었다.

EBS '세계의 명화'는 그 중 밀로스 포먼의 '금발 소녀의 사랑', 여성 감독 베라 히틸로바의 '데이지'와 '목신의 매우 늦은 오후', 유라이 헤르츠의 '화장터 인부', 야로밀 이레스의 '밀란 쿤데라의 농담' 등 5편을 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에 차례로 방송한다.

'금발 소녀의 사랑'은 '블랙 피터', '소방수의 무도회'와 함께 밀로스 포먼의 '체코 3부작'을 이루는 작품으로 피아니스트를 사랑하는 한 여성 노동자의 사랑을 담는다.

'데이지'와 '목신의 매우 늦은 오후'는 여성성과 젠더 관계를 둘러싼 풍자가 돋보이는 체코 페미니즘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또 '화장터 인부'는 그로테스크한 시각적 양식 속에 죽음의 충동을 에로틱한 분위기와 결합한 작품이며, '밀란 쿤데라의 농담'은 1948년 체코 공산혁명 직후 혁명적 낙관주의가 강요되던 시대에 농담을 적은 편지를 보냈다가 벌어지는 운명의 비극을 그렸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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