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5로 뒤지던 9회말 양준혁이 친 타구가 우중간을 갈랐다. 2루타를 치고 나간 양준혁은 심정수의 중전 안타 때 3루를 밟았다. 1사 1, 3루 상황. 하지만 박진만이 포수 파울플라이, 김한수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한 점도 얻어내지 못한 채 허무하게 무너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선발 브라이언 매존이 너무 일찍 무너진 데다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2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삼성은 LG 5번 타자 김상현에게 홈런 2방을 맞는 등 12안타를 내주는 졸전 끝에 0대5로 무릎을 꿇었다.
23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첫 선발등판, 승리를 낚진 못했지만 8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던 매존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초 선두타자 박경수를 시작으로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한 뒤 김상현에게 좌월 2점 홈런까지 맞았다. 1회에 허용한 안타만 6개. 볼카운트를 좀처럼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했고 변화구의 각은 밋밋했다.
매존은 3회에 한 점을 더 내주는 등 5회까지 버티면서 매회 주자를 출루시켰다. 이날 던진 투구수는 모두 93개. 5이닝 동안 탈삼진은 1개만 잡았을 뿐 안타 9개를 맞았고 볼넷도 4개나 내줬다. 주심의 볼카운트 판정이 오락가락한 것이 빌미가 되긴 했지만 부진에 대한 변명으로는 부족했다.
타선도 흔들리는 매존을 도와주지 못했다. 7과 1/3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킨 LG 선발 최원호에게 볼넷 1개와 안타 3개를 빼앗아내는 데 그쳤다. 최원호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류택현과 심수창까지 LG 투수 3명으로부터 삼성이 얻은 안타는 5개가 전부. 이 가운데 3, 5번 타자 양준혁과 심정수가 나란히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김한수가 빗맞은 안타 1개를 쳤을 뿐 다른 타자들의 방망이는 완전히 침묵했다.
삼성으로서는 2회말 따라붙을 기회를 놓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심정수의 2루타, 김한수와 조영훈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조동찬이 삼진, 박한이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한 점도 뽑지 못했다.
30일 삼성 선발은 전병호(2승2패, 평균자책점 3.48), LG 선발은 팀 하리칼라(4승4패, 5.18)다. 전병호는 제이미 브라운과 함께 삼성 선발의 핵을 이루는 선수. 하리칼라는 18일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삼성 타선은 한 템포 빠른 하리칼라의 투구에 말려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29일 각각 4타수 무안타에 그친 1, 2번 타자 박한이와 신명철이 살아나가 양준혁과 심정수에게 찬스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29일처럼 양준혁과 심정수가 공격 물꼬를 터 빈타에 허덕이는 하위 타선에 찬스가 걸리면 득점할 가능성이 대폭 줄어든다.
한편 두산은 홈에서 SK를 7대0으로 대파했고 광주 원정에 나선 현대는 KIA를 5대2로 눌렀다. 한화는 부산에서 홈팀 롯데를 9대4로 꺾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야구 전적
LG 301 000 100 - 5
삼성 000 000 000 - 0
▷삼성 투수=매존(1패) 차우찬(6회) 조현근(9회) ▷LG 투수=최원호(3승) 류택현(8회) 심수창(9회) ▷홈런=김상현(1회 2점·7회 1점·LG)
■30일 선발투수
삼성 전병호 - LG 하리칼라(대구)
두산 랜들 - SK 이한진(잠실)
KIA 신용운 - 현대 김수경(광주)
롯데 염종석 - 한화 정민철(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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