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의 달인'이 말하는 집안 정리요령

입력 2007-05-28 07:04:30

물건들 제자리 찾아주면 예쁜 주방 저절로 생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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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납의 달인'이라 불리는 블로그 스타 현진희(43)씨가 공개한 자신의 주방에 있는 정리된 냉장고, 싱크대, 수납장 모습.

정리해도 늘 어수선한 서랍, 쌓아둘 데 없이 늘어만 가는 짐, 몇 달째 냉동실을 차지하고 있는 음식물…. 이쯤 되면 '집이 좁다'는 푸념이 나오기 마련이다.

주부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이런 상황들은 집안일을 더욱 힘겹게 만든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의 대표격인 수납은 늘 골치아픈 문제. '수납의 달인'이라 불리는 블로그 스타 현진희(43) 씨는 21일 지역의 한 유통업체 문화센터를 찾아 수납의 요령을 들려줬다.

"모든 물건에 제자리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수납의 원칙이에요. 이것만 기억하면 훨씬 수납이 즐거워집니다." 현 씨는 자신의 집 사진을 구석구석 공개하면서 수납의 원칙을 강연했다. 주부들은 '냉동실 안의 생선은 어떻게 정리하느냐?' '수납용기는 어디서 구입하는가?' 등 질문을 쏟아놓으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수납의 하이라이트는 주방. 현 씨의 주방에는 밥솥과 전기주전자 하나만 밖으로 나와있을 뿐, 모든 물건은 수납장과 냉장고에 차곡차곡 들어있다. 이 때문에 집안이 훨씬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이런 현 씨 덕분에 아이들도 자연히 정리하는 습관이 몸에 베였다고 한다. 현 씨에게서 수납의 요령을 들어본다.

◆냉장고

주부들이 가장 자신없어 하는 수납공간은 냉장고. 큰맘 먹고 정리해도 며칠 가지 못한다. 현 씨는 냉장고를 어지럽히는 가장 큰 적은 '싸니까 많이 사는 습관'이라고 지적한다. "야채는 며칠 놔두면 물러져서 못 먹어요. 규모있게 먹을 만큼만 사는 소비습관이 제일 중요하죠."

장을 본 후 식재료들을 먹기 쉬운 형태로 손질해 제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양파 등 물러지기 쉬운 야채는 먹기 직전의 상태로 손질해 냉동보관하고 무 등 자투리 야채들은 데친 후 냉동해뒀다가 큰 솥에 모두 넣고 육수를 내면 좋다. 육수는 지퍼백에 차곡차곡 얼린 후 국·찌개 끓일 때 사용한다.

냉장고 정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한 보관함을 사용하는 것. 안이 보이는 투명용기로 냉장고 안 내용물을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한다. 고기와 육수 등 냉동한 식품엔 날짜를 적어, 먼저 얼린 것부터 먹는다. 얼릴 때 납작한 형태로 얼려야 보관하기가 좋다. 이렇게 얼린 육수는 눕히지 말고 반드시 세워서 보관하도록 한다. 햄·베이컨 등도 데쳐서 손질해 냉동해두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냉장고는 각종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해 수납공간을 만드는 것이 좋다. 깨·고춧가루·새우가루 등 가루 종류는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냉동실 문쪽에 일목요연하게 세워둔다. 현 씨의 냉장고엔 다양한 크기의 바구니와 플라스틱 통으로 구획이 나뉘어져, 모든 재료를 한 번에 쉽게 꺼내 쓸 수 있다.

요리 팁도 곁들여진다. "얼린 생선은 전자레인지가 아닌 찬물에서 녹이세요. 야채를 얼릴 때는 데친 후 물을 채워서 얼려야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고 녹여도 맛있어요."

◆주방 수납장

현 씨는 수납에 있어 '버리는 공간을 없애라.'고 충고한다. 최대한 칸을 나누어 꺼내기 쉽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냄비는 칸을 나누어 하나씩 수납한다. 포개지 않아야 쉽게 쓸 수 있다는 것. 프라이팬 뚜껑은 옷걸이를 변형해 문짝에 따로 걸어두어 공간을 절약한다.

버려지는 공간인 문짝을 100% 활용해보자. 싱크대 문짝에 1회용 위생장갑·비닐백 등 가벼운 제품을 글루건으로 부착하면 손쉽게 쓸 수 있다. 잡곡은 밀폐력이 좋은 PET병에 넣어 상온에 보관한다. 철제 수납용품을 문 안쪽에 달아두면 영양제·약봉지 등 지저분한 물건들을 보이지 않게 정리할 수 있고 싱크대에 수건걸이를 나란히 달아두면 행주 보관하기에 딱이다.

자주 쓰는 가벼운 접시는 파일 박스 등을 그릇 수납장 문짝에 달아 보관하면 좋다. 단단한 사전 케이스에 시트지를 붙여 싱크대 문 안쪽에 달아보자. 영수증·채칼·물약 등을 간편하게 수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수납용기로 거듭난다.

◆서랍

현 씨네 서랍장은 상자로 빈틈 없다. 손톱깎기 하나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이유다. 상자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치약 상자, 요구르트병, 초콜릿 상자, 담뱃갑까지, 수납할 물건에 꼭 맞는 크기면 어떤 상자라도 오케이. 현 씨는 "물건을 찾기 시작하면 실패한 수납"이라고 못박는다.

옷을 보관하는 서랍장도 온통 상자로 짜여졌다. 빈 우유곽을 잘라붙이면 속옷과 양말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보관할 수 있다. 티셔츠는 서랍에 차곡차곡 세워두고 바지는 계단식으로 정리해둔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 '수납의 여왕'이 들려주는 수납 요령

△물건의 '집'을 만들어라-작은 물건이라도 서로 섞이지 않게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납 용기에 대한 편견을 버려라-파일박스, 사전 케이스, 담뱃갑까지도 훌륭한 수납용기.

△세워서 수납하라-최대한 많은 양을 수납할 수 있다.

△죽은 공간인 문짝을 잘 활용하라.

△재활용으로 돈 들이지 말고 수납하라-남들이 버린 물건도 소홀히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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