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이번엔 투혼 붕대打…삼성 3연승

'휴식' 거부하고 출장강행 3타점

▲ 2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린 양준혁이 경기 후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부상당한 왼손으로 사인볼을 던져주고 있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기 위해 치켜든 그의 왼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전날 도루를 하다 왼손을 다쳤지만 24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경기에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한 양준혁은 승부에 쐐기를 박는 3타점 2루타로 9대6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병원측과 코칭스태프 모두 출전을 만류했으나 다친 왼손에 붕대를 감고 출장을 강행한 양준혁(4타수 2안타 2도루 4타점)의 기세는 매서웠다.

3대0으로 앞선 2회말 깨끗한 우전안타로 2루까지 나간 신명철을 홈으로 불러들여 건재를 과시했다. SK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가 이어진 8회말에는 해결사로 나섰다. 김재걸의 우전안타, 박한이의 우전안타와 도루, 신명철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 상황에서 SK 다섯 번째 투수 가득염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주자 일소 2루타를 날려 승부에 종지부를 찍어버렸다.

이적 첫 해 삼성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신명철도 초반 타격 부진을 딛고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이날 2번 타자 겸 2루수로 출장한 신명철은 4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1회말 중견수 키를 넘는 3루타를 날려 심정수의 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득점을 올렸고 2회말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양준혁의 우전 안타 때 다시 홈으로 들어왔다. 5대6으로 뒤진 6회말 2사 3루에서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다. 8회말 2사 2, 3루 때는 볼넷을 골라 나가 2사 만루를 만들며 후속타자 양준혁에게 찬스를 이어줬다.

삼성에 먼저 4점을 내준 SK는 3회초 삼성 선발 전병호를 상대로 9번~4번까지 다섯 타자가 5연속 안타를 치며 대거 5득점, 역전에 성공했으나 3회말 곧바로 1실점, 5대5 동점을 허용했고 5회초 4번 이호준이 우월 1점 홈런으로 달아났으나 8회말 양준혁에게 결승타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SK 유격수 정근우는 1회말 높이 뜬 심정수의 타구를 잡으려다 낙구 지점을 잘못 잡아 안타로 만들어줬고 3회말 조동찬의 타구를 놓치는 등 어설픈 수비로 SK의 발목을 잡았다. 두 번 모두 삼성에 점수를 내줘 SK로선 정근우의 수비가 더욱 아쉬웠고 그는 결국 나주환과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우익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강봉규도 3타수 2안타로 타선에 힘을 실어준 가운데 삼성은 믿었던 선발 전병호(2와 1/3이닝 5실점)가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왔음에도 임창용-차우찬-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 SK를 물리쳤다. 승리투수는 권오준(1과 2/3이닝 3탈삼진 무실점). 9회 등판한 오승환은 시즌 10세이브째를 올렸다.

한편 두산과 LG의 서울 경기가 비로 취소됐고 롯데는 광주 원정에서 KIA를 5대2로 꺾었다. 현대는 홈팀 한화를 8대4로 누르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