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농민과 직거래"…대구 '희망무역' 이끄는 심현정씨

입력 2007-05-21 07:40:15

"전 세계 경작지의 3%에 불과한 면화밭에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살충제의 25%가 뿌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대구 희망무역 사업의 주축이자 대구여성환경연대를 이끌고 있는 심현정(36) 씨는 새하얀 순면 뒤에 감춰진 진실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면은 '몸에 가장 좋은 옷감'이라고 알고 있는 우리에게,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일반 제품의 2, 3배나 되는 유기농 면화제품을 구입할 수도 없는 일. 하지만 정작 유기농 면화를 재배하는 농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크지 않다고 한다. 심 씨는 여기에 바로 희망무역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면서 농민도, 소비자도 행복할 수 있다면 윈-윈(win-win) 아닐까요." 희망무역을 통하면 믿을만한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직거래할 수 있다는 것.

심 씨는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지난 3월, 뜻맞는 이들과 시민단체 대구여성환경연대 문을 열었다.

대구여성환경연대는 환경단체와도, 여성단체와도 궤를 달리한다.

"기존 환경운동은 사회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만, 우리는 그 반대예요. 생활 속 실천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겁니다. '여성성'을 자연파괴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본 것이죠."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활동으로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현재 핸드메이드 천연화장품 워크숍, 지구를 위한 식사 나누기, 토요생태예술탐험, 어린이·여성 인라인 강습 등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희망무역이 활성화되면 유기농 면으로 직접 베넷저고리, 속옷, 옷, 생활소품을 만드는 활동도 할 계획이다.

"'아이의 상상력과 여성의 감수성으로 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하자'가 우리 슬로건이에요. 여성성이 지역의 새로운 대안이 될 거라 믿습니다."053)982-5459.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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