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바꾸기 프로젝트)대구 안심중 요리반·신기중 마술반

입력 2007-05-15 07:36:35

▲ 안심중 방과후학교 요리반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교내 가사실에서 즐겁게 요리를 만들고 있다.
▲ 안심중 방과후학교 요리반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교내 가사실에서 즐겁게 요리를 만들고 있다.

학교 교육은 지성과 인성, 두 개의 수레바퀴로 돌아간다. 최근 학교들마다 저소득 가정 자녀,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해 인성과 재미, 두 가지를 살린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록밴드 음악반, 최신 유행 춤 따라하기반, 요리반, 마술반, 요가반 등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강좌가 바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서 앞다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안심중은 매주 수요일 오후에 요리반을 진행하고 있다. 23명의 학생 중 9명이 기초수급자 가정 자녀인 이 반에서 6만 원의 재료비를 낼 형편이 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율수강권(바우처)'으로 무료 실습하고 있다.

김순미 담당 교사는 "현재 개설된 6개 방과후학교 강좌 중에서 요리반이 가장 인기가 높고 출석률도 좋다."며 "아이들이 자기가 만든 요리를 뿌듯해하며 선생님들께 대접하거나 집에 싸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 가사실에서 열리는 요리반에서 그동안 탄생한 요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에서부터 스파게티, 안동찜닭까지 다양하다. 요리반 실습이 있는 수요일 오후가 되면 학교에 맛있는 음식냄새가 퍼진다. 김 교사는 "요리반 학생 중에는 장래 희망을 요리사로 정하고 준비하는 학생도 있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에게 다른 소질을 찾아주는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대구 신기중에서는 마술반이 인기다. 20명의 마술반 수강생 중에는 저소득층 가정 자녀나 공부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다수. 이 학교에서 개설중인 영어, 수학, 논술 방과후학교반에 비해 교과 공부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지만, 마술반은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만드는데는 충분히 성공했다.

이미아 담당 교사는 "강사 선생님이 도구를 이용한 속임수보다는 빠른 손놀림이 필요한 카드, 로프 마술을 주로 가르쳤다."며 "이 때문에 아이들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많은 연습 끝에 성공했을 때 큰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신기중은 마술반의 인기를 업고 2학기에는 요리반, 천연비누 만들기반 등도 열 계획이다.

채우기 대구시 교육청 장학사는 "방과후학교는 정규 교과 수업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한 경험을 갖게 해주는 기회"라며 "학교 부적응을 겪고 있거나 공부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을 깨닫고 건강한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에 이런 프로그램 개설을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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