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달력 속에는 사랑이 숨 쉬고 있다. 참으로 사람 냄새가 나는 아름다운 계절이 바로 5월이다. 그러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왠지 새삼스럽다. 우리네 부모들의 자식 사랑이 어디 이날뿐이겠는가? 언제나 넘쳐서 문제가 될 만큼 자식 사랑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가 우리나라다.
또한 부모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 역시 아직까지는 우리가 최고라 여겨진다. 물론 여기에는 핵가족제도나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후유증으로 많이 희석되고 붕괴된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난 믿는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은 그 어떤 민족이나 국가보다 '부모 사랑, 자식 사랑'을 자기 생명보다 더 소중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것은 자칫 혈연 중심의 관계만 강조하는 병폐도 발생한다. 가령 전문경영자보다는 자식에게 기업을 양도하는 불합리성, 예술적 능력보다 자식을 우선하는 무형문화재 전수 등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입양이라는 제도도 그렇다.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점이 없지 않다. 그리고 입양하려는 당사자도 주위의 눈길이 무서워 망설이거나 억지춘향식으로 본인의 핏줄을 가지려고 덧없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막상 입양을 결심하더라도, 그 부모가 누구였는지? 아이의 얼굴이 어떤지? 건강은 어떤지? 너무 많은 것을 살피고, 또 살핀다.
그러나 최근 TV로 소개되는 해외 입양자들의 경우를 보라! 그들의 경우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장애를 같은 민족인 우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피부와 눈빛을 가진 양부모들에 의해서 모두 극복해내고 훌륭하게 성장한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스승의 날은 참으로 의미가 있는 소중한 날인 것 같다. 나를 낳아준 부모는 아니지만, 나를 인간답게 자랄 수 있도록 해 주신 분. 때로는 학비가 모자라 고민할 때 선뜻 월급봉투를 열어주시고, 당신이 가진 모든 지식을 아낌없이 넘겨주신 분.
내가 비록 장애가 있다 할지라도, 아무런 편견 없이 언제나 똑같은 손길로 나를 어루만져 주는 양부모 같으신 분. 당신을 365일 그리워하고 모셔야 하지만, 부족한 제자이기에 5월 15일 단 하루만 찾는 무례를 범해도 언제나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시는 분.
혹여 이런 스승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이 있는데도 지금껏 찾지 못한 어리석은 제자들이 있다면 올해는 꼭 찾아가서 뵈었으면 한다. 진정 5월은 스승의 날이 있어서 사람답게 사는 것 같다.
공정옥(치과의사·극단 '마카'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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