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생활 속 다가온 지리정보시스템
GIS(지리정보시스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단순 내비게이션과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넘어 우리 일상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GIS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이 같은 생활 GIS 시대를 맞아 대구 GIS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들여다 봤다.
◆GIS의 출발
GIS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세상에 부각시킨 건 바로 '대구'였다. 1995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는 굴착기가 가스관을 잘못 건드려 일어난 대참사로 지하매설물에 대한 입체 지도가 전혀 없었던 때문.
이에 따라 지상, 지하 정보를 포함한 국가 차원의 GIS 체계 구축이 시작됐고, 대구시 또한 885.5㎢에 이르는 대구 전체 면적에 걸쳐 1:1000 축척(가로 45㎝×세로 55㎝)의 컴퓨터 지도 2천82매를 제작해 왔다. 건물, 도로 등 지상을 포함해 상·하수도, 도시가스, 송유관, 지역난방, 통신, 전기 등 지하 공간 정보가 컴퓨터 파일로 정리되기 시작한 것.
이 같은 초기 GIS의 가장 기본적인 활용은 컴퓨터 지도를 통해 주변 지형지물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택지를 개발하고 철도를 깔고 도로를 내는 모든 일의 첫 번째가 컴퓨터 지도를 통한 설계 작업으로 지난 한 해에만 공공 또는 민간에서 50회에 걸쳐 대구시 컴퓨터 지도 CD를 받아가거나 출력해 온 것. 전시컨벤션센터~범어네거리 구간의 경전철 노선 분석, 2020 대구 도시계획 수립, 도시철도 3호선 기본계획, 돔 야구장 건립 후보지 등 입지 분석이 필요한 모든 대구시 시업에 어김없이 이 컴퓨터 지도가 활용됐고, 하천·도로·공원·산업단지 조성 등에서도 큰 몫을 담당해 왔다.
◆GIS의 진화
단순한 컴퓨터 지도에서 생활 GIS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이후였다. 이동통신사들이 휴대전화 위치추적 서비스를 실시한데다 차량 및 포털 사이트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속속 선을 보이면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GIS 산업이 태동했고, 지자체 및 정부에서도 GIS 행정 시스템 개발에 주목하기 시작했던 것.
119, 112부터 GIS 시스템이 착륙했다. 2001년 도입한 대구소방본부의 119 긴급구조시스템은 재난이 발생하면 119 신고자의 위치 및 재난장소를 대구시 컴퓨터 지도에 표시해 정확한 위치를 식별한 뒤 출동 가능한 소방차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가스·소방 용수시설 등 현장에서 필요한 각종 정보를 현장 출동대에 지원하는 시스템.
대구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생활공간정보 서비스가 선보인 것은 지난해 7월이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간정보통합시스템을 구축한 대구시가 생활공간정보만 추려 '생활지리 사이트(www.gis.go.kr)' 서비스를 시작한 것. 단순한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생활지도, 토지·주택 가격, 내 주변 정보찾기, 지도로 보는 통계, 함께하는 생활공간 등 거의 모든 지상 지형지물에 대한 수치 정보를 이곳에 담았다.
다른 지자체와 정부에서도 신개념 GIS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서울시는 주차장 GIS 시스템을 발표, 서울시내 전 주차장에 대한 자료를 GIS 시스템에 입력한 뒤 2008년 하반기부터 휴대전화 또는 내비게이션을 통해 주차장 위치, 주차요금, 주차가능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주차장 이용률이 많이 증가해 배회 및 불법주정차 차량이 줄어들고, 교통혼잡 해소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도 '새 주소 전자지도 통합센터'를 곧 선보일 예정. 지난해 말 행정자치부의 서비스 시연회에서 첫 공개 돼, 국가 GIS데이터가 112차량 신속배차, 119 긴급구조, 우편집배관리, 응급의료, 국가교통관리, 국가지리정보 등 공공분야와 내비게이션, 모바일, 위치기반서비스(LBS), 자동차의 이동을 안내하는 텔레매틱스 등 위치정보를 필요로 하는 민간분야에 모두 제공된다.
◆GIS의 과제
GIS 시대가 활짝 꽃피고 있지만 지하 정보만큼은 아직 지상 정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하시설물별로 관리 기관이 모두 다른데다 기관별 GIS 소프트웨어도 모두 제각각이어서 통합 시스템의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
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지하시설물을 관리하는 KT, 도시가스, 한국전력, 지역난방, 민간 통신 회사들 가운데 대구시 공간정보통합시스템과의 실시간 교환체계 구축을 추진하는 곳은 도시가스와 KT뿐이다. GIS 운영체계가 달라 실시간 교환체계가 불가능한 다른 지하시설물들은 효율적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
지하 GIS 소프트웨어 수준도 지상에 한참 뒤처져 있다. 건물 높이, 층수 등 3D가 가능한 지상과 달리 대구시 공간정보통합시스템의 지하 정보는 여전히 2D에 머물러 있다. 선로 위치만 알 수 있을 뿐 도대체 몇 미터 깊이에 묻혀 있는지, 선로의 굵기는 얼마인지 등 지하시설물에 대한 입체 정보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시설물 관리의 표준화가 가능해야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같은 재난재해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다."며 "지하시설물 관리 기관들에 대한 통합 관리시스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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