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은 경의'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에 있어 '일회용' 군사적 보장만 하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이는 남북 교류 및 경협사업 확대가 정치적인 틀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여전히 답보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남북 열차시험운행은 '경공업 원자재 및 지하자원 공동개발 사업'등 남북 경협 확대에 있어 선결조건이다. 그런데도 일회용 군사적 보장에 그친 것은 북측이 경협 확대는 자기들 필요에 따라, 속도도 조절해가며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열차 상시운행에 필요한 항구적인 군사적 보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철저히 이익이 되면 하나씩 협력하겠다는 북측의 이기적 태도는 진정한 남북화해와 교류를 바라는 우리 입장에서는 여간 실망스러운 게 아니다. 그나마 일회용 보장도 5월말 쌀 40만t 지원과 6월로 예정된 경공업 원자재 수송을 의식한 카드라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비록 한 차례에 불과하지만 휴전 이후 54년 만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열차가 오간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상징적인 의미나 확인하는 선에서 그칠 것인가. '무조건 해보자'며 덤벼드는 남측의 교류방식에 사사건건 수지타산을 따지고 어깃장을 놓는 북측의 태도를 보면 남북화해·교류가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닌지 우려마저 갖게 한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상부상조의 원칙에 기초해 진행된다면 군사적 보장 대책을 언제든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의 북측의 태도를 되짚어보면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현 시점에서 남북교류에 대한 남측의 강한 열의를 고려한다면 북측이 이를 적극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북관계가 계속 교착상태에 머물다 정치'외교적 상황이 바뀐다면 과연 어떤 득이 북측에 돌아갈 지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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