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픈 아버지, 지우고픈 아버지
13일 오후 11시 40분 방송되는 'MBC 스페셜'은 가정의 달을 맞아 2부작에 걸쳐 가정의 달 특집기획 다큐멘터리를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1부 '아버지의 선물'을 통해 우리에게 아버지란 무엇인가 하는 과제를 던져준다.
시대가 바뀌면서 아버지의 모습도 바뀌어가지만 아버지는 늘 버팀목인 동시에 다가가기 어렵고 외로운 존재였다.
롯데 자이언츠 최경환 선수가 사용하는 모든 야구용품에는 1210이라는 숫자가 쓰여 있다. 심지어 팔뚝에도 문신이 새겨져 있다. "아버지를 평생 제 마음에 담고 싶고, 잊고 싶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아버지 돌아가신 기일을 여기다가 문신으로 새겼죠." 아버지를 잃고 홀로 서는 동안 최 선수는 너무 두렵고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지금까지 더욱 열심히 운동장을 뛰며 연습에 매진했다던 최경환 선수는 현재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었다.
한편 아버지가 날마다 술을 드시고 어머니를 때리는 광경을 유년시절의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이들에게 아버지는 하루빨리 잊고 싶을 정도로 분노 섞인 잔인한 기억뿐이다. 하지만 이 주인공들은 아버지와 화해를 하고 싶어 한다. 혼자 밥을 먹는 아버지의 등, 죽음과 맞닥뜨린 아버지의 나약한 모습, 돌보지 않아 파헤쳐진 무덤을 마주한 기억들은 이들이 갖고 있는 아버지의 또 다른 단상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분노는 어느새, 연민과 이해로 바뀌고 있었다.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단지 아버지가 우리를 사랑하는 방법이 서툴렀을 뿐이라며 그것을 알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고백을 들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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