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덕이오, 내 탓이오.'라는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원불교 제6대 대구·경북 교구장 전산 이정택(61) 교구장은 "세상이 아무리 어려워도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만 가지면 훈훈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맑고 밝고 훈훈하게'라는 모토처럼 얼굴에서도 기운찬 표정이 역력하다.
지난 4월 28일 원불교가 열린 날(대각개교절)을 맞아 각 교당과 기관에서 펼친 법잔치와 은혜잔치·놀이잔치도 '훈훈하게'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올해는 대구 지역 홀몸노인 1천 가구에 '은혜의 이불 나눔'행사를 전개했다.
"오래된 이불이 위생에 안 좋아 봄 이불을 선물하게 됐다."며 "당초 600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나, 후원자들이 많아 1천 가구로 늘렸다."고 했다. 또 100여 가구에 김치 5kg씩 나눠주기도 했다.
이 교구장은 황금만능·물질만능의 '돈병'과 남에게 탓을 돌리는 '원망병'이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병이라고 진단했다. 시인 조동화의 시 '나 하나 꽃피어'를 인용하며 "나 하나 꽃피워 꽃밭이 되지 않는다.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다 함께 잘사는 지역사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광인 이 교구장은 "대구도 잘 될 기운이 느껴진다."며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유치뿐 아니라 요즘 대구FC도 선전을 하고 있어 흐뭇하다."고 했다. 전국 13개 교구 중 대구·경북 교구가 교세가 가장 약한 편. 그러나 "용기 있고 지혜로운 장수도 복 있는 장수를 이기지 못한다."며 "너그럽게 포용하는 복된 마음만 있다면 안 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이 교구장은 조부가 전북 고창고보를 설립하는 등 교육계 집안 출신. 지난 57년 출가해 대전교구 사무국장, 서울교당 교무를 거쳐 지난 3월 4일 대구·경북 교구장에 취임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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