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내실 있는 기업유치

입력 2007-05-10 09:46:48

민선 4기 상주시 시정목표 중 하나가 기업유치다. 기업유치지원팀을 만들고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12월 세계적 자동차 와이퍼 생산업체인 (주)캐프의 상주공장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280억 원을 들여 2천500억 원의 연매출과 최고 700여 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기업유치 1호'로 기록됐다.

상주시는 '기업유치 1호'에 걸맞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홍보했다. 기업 회장의 애향심을 높이 평가하면서 각종 지원에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상주시의 다짐들이 공염불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들이 많다.

겉으론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기업 임원진들의 속앓이는 곳곳에서 알 수 있다. 당초부터 임원들은 상주공장에 불만을 나타냈었다. 인근 지자체들의 부지제공과 각종 세제지원 약속을 뿌리치고 기업 회장의 고향사랑이 상주공장을 가능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말들이 많을수록, 기업지원 약속이 꼬일수록, 애향심이 남달랐던 기업 회장의 가슴앓이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방세 감면을 기대했던 기업에 상주시는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발뺌한다. 벌써 1억 3천여만 원의 지방세를 납부했고 앞으로도 7억여 원 정도의 지방세를 더 내야 한다. 또 부지무상 제공 등 혜택은 고사하고 부지매입 과정에서 보여준 상주시의 뒷짐에다 조금씩 흘러나오는 유치기업 지원액도 불만이다.

기업유치 과정에서 간부들은 "필요한 걸 모두 지원하겠다.", "최선을 다해 기업하기 좋도록 하겠다."는 말들을 쏟아냈었다. 타지역으로 가려는 출향인 기업을 놓치기 싫어 온갖 지원약속과 기업 회장의 애향심에 호소하기도 했다.

물론 시장이나 간부들의 이 같은 말들이 조례나 규정으로 일해야 하는 실무자들의 입장까지 살피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무는 나몰라라하고 기업유치를 위해 혹시나 생색내기식 사탕발림만 한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제라도 기업과 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손을 부여잡아 출향기업인 회장의 가슴앓이를 안아야 한다. 그래서 2호, 3호 기업유치를 위한 모범사례로 만들어가길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사회2부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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