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지하차도 '탑차 魔의 구간'…"오늘만 벌써 3번째"

입력 2007-05-09 10:11:01

▲ 8일 오후 9.5t 탑차가 3.5m 높이의 대구 동인지하도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자 소방대원과 경찰이 출동, 화물차 구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위에서부터) 119구급대원들이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부상당한 운전자를 구출하고 있다. 소방차로 견인하기 위해서 화물차 바퀴에 바람을 빼내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
▲ 8일 오후 9.5t 탑차가 3.5m 높이의 대구 동인지하도에 끼어 옴짝달싹 못하자 소방대원과 경찰이 출동, 화물차 구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위에서부터) 119구급대원들이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부상당한 운전자를 구출하고 있다. 소방차로 견인하기 위해서 화물차 바퀴에 바람을 빼내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화물차가 지하도에 낀 것이 오늘만 세 번째\"라며 \"왜 관할당국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지하차도에 또 차가 끼었다고?"

8일 오후 4시쯤 칠성시장에서 시내 방향으로 달리던 9.5t 탑차가 동인지하차도에 끼었다. 탑차는 앞부분이 지하차도에 걸리면서 안으로 밀려 들어가 절반 정도가 찌그러졌으며 다친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일대 교통이 1시간 넘게 마비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사고 차량 바퀴의 공기를 빼고 소방차에 연결해 탑차를 빼냈다. 또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 지하차도 아래에 너덜너덜하게 붙어있던 철판을 모두 떼어내면서 사고가 수습됐다.

인근 한 철물점 주인은 "'쿵' 하면 또 끼었구나 할 정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차들이 부딪힌다."며 "오늘만 벌써 3번째"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한 시민은 "안그래도 교통량이 많은 곳인데 이런 사고까지 발생하니 도로가 완전 주차장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인지하차도에 차량이 끼이는 사고가 자주 발생해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높이제한(3.5m)을 알리는 표지판이 거의 없어 잘 보이지 않는데다 높이가 낮아진 것 같다는 주장도 적잖게 제기되고 있는 것.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의 경우 지하차도가 있는 도로에 진입해야 높이 제한 표지판을 볼 수 있지만 일단 진입하면 돌아나올 수가 없는 구조로 돼 있다.

또 지하차도의 도로 포장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시설관리공단은 2000년 5월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로부터 업무를 이관받은 직후 도로 보수 공사를 했지만 아스팔트 5cm를 깎은 뒤 다시 5cm를 깔았고, 높이도 측정한 결과 줄지 않았다는 것.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도로 포장 당시에는 제한 높이보다 20~30cm 정도 여유가 더 있었다."며 "보통 7, 8년 만에 한 번씩 도로포장을 하기 때문에 높이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지하차도 관리를 맡고 있는 대구시 시설안전관리사업소 관계자도 "신천대로에서 일부 교량 아래 차량이 끼인 경우는 있었지만 동인지하차도 얘기는 처음"이라며 "지난해 7월 측정한 결과 높이가 370cm였는데 제한 높이를 재측정하는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관계 부서와 협의해 표지판 설치 등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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