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시각으로 본 신문기사…다양하고 진솔한 글쓰기
매일신문사와 대구시가 어린이날을 기념해 공동 주최한 '제30회 어린이 큰잔치 NIE 편지쓰기' 공모전에 선정된 180편의 수상작들 중 최우수작 4편을 뽑아 소개합니다. 자신들의 눈높이와 상식을 동원해 신문 기사를 다양하게 해석하며 솔직하게 쓴 점이 돋보인 작품들입니다.
▶피겨 요정, 김연아 언니에게(대남초 1년 박지은)
언니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 달서구 송현동에 살고 있는 박지은 어린이예요. 이번에 대남초등학교 1학년 입학해서 무척 즐거워요. 또 이렇게 김연아 언니에게 편지를 쓰게 되어 무척 기뻐요.
언니는 저보다 9살이 많은 17살 언니네요. 군포에 있는 수리고등학교에서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잘해서 저 멀리 캐나다라는 나라에까지 가서 올림픽 금메달을 딸려고 아주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요. 언니가 우리나라를 빛내는 훌륭한 사람인 것 같아요.
외국사람들과 있으면 영어를 잘 해야 겠네요. 저는 영어를 이제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어려워요. 언니는 힘들어도 항상 웃는 모습이네요. 저도 친구들이 잘 웃는다고 좋아해요. 저도 언니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 언니가 대단해요. 비행기를 타고 언니가 있는 캐나다에 가보고 싶어요.
이제 5월달이 되면 기다리는 어린이날이 와요. 이번에는 어떤 선물을 받을까 궁금해요. 김연아 언니도 연습 많이 하셔서 꼭 금메달을 따세요! 힘내세요. 그럼 언니 안녕 ^^.
▶김준휘 아저씨께(동호초 2년 이기범)
안녕하세요? 저는 아저씨 신문을 보고 아저씨께 편지를 쓰게 된 대구 동호초등학교 2학년 1반 이기범이라고 해요. 신문에서 아저씨가 삶은 감자와 고구마의 온도를 측정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아저씨 표정이 참 즐겁게 보였어요. 그런데 아저씨는 우리와 다른 정신지체장애 2급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아저씨는 악착같이 일해서 아웃백 주방보조가 되었다고 하네요. 전 검도를 좋아하고 잘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악착같이 연습해요. 제가 악착같이 검도를 하는 것보다 아저씨는 몇 배의 노력으로 주방보조의 일을 즐겁게 하겠지요? 저도 유치원 다닐때 보청기를 낀 애를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제가 눈이 나빠서 안경을 낀 것과 그 친구가 청력이 안 좋아서 보청기를 끼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우리 오촌 아저씨도 손발과 몸을 잘 못 움직이는 애가 있어요. 그런데 오촌 아저씨도 아저씨처럼 악착같이 노력해서 지금은 시인이에요. 그리고 시를 쓸 때는 손을 못 움직여서 발로 시를 써요. 처음엔 가까이 가기도 싫었고 손도 잡기 싫었어요. 그런데 아빠가 손을 잡고 안기도 하는 걸 보고는 저도 같이 도와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인사도 잘 할 수 있게 되었고 영화의 주인공도 된다고 하니 오촌 아저씨가 자랑스러워요. 또 장애를 가진 아저씨나 우리 오촌 아저씨도 일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해요. 그리고 두분 다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후략)
▶할머니께(범일초 4년 정혜윤)
우리 할머니처럼 머리도 뽀글뽀글하고 다리도 불편한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보다 더 불편하신 것 같아요. 지팡이에만 몸을 지탱하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바깥 활동 못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워 보여요.
제가 옆에 있었더라면 할머니를 따라 바늘가면 실 따라가듯 그림자 같이 할머니 곁에 붙어서 부축시켜 드렸을 텐데.(중략)
그런데 할머니 나들이 하시기 많이 불편하시죠? 저도 걷기가 할머니께서는 오죽하시겠어요? 더군다나 지금은 옛날과 달라져서 가는 곳마다 계단이 있어요. 그리고 횡단보도도 별로 없고 육교나 지하도가 많이 생겨나서 제대로 길을 걸을 수 없고 미끄러지기도 쉬워요. 그리고 횡단보도로 건넌다고 해도 느린 걸음으로 걸어서 빨간 불이 되기 십상이에요. 그러면 차 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빵빵거리며 빨리 건너가라고 소리를 쳐요. 차 안에 있는 사람은 다리도 튼튼하고 저렇게 허약하고 약한 노인들에게 소리치는 건가 봐요.
이런 모습을 보면 참 건방져요. 그런 사람들은 부모님도 없나봐요. 자기 부모님들이 이런 푸대접을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참 속상할 거예요.(중략) 빨리 과학자들이 늙어도 다리가 안 아프고 젋어지는 약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또 며느리한테 먹고 싶은거나, 하고 싶은 것은 다 부탁하세요. 옛날처럼 할아버지 할머니를 공경하는 예절 바른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아저씨, 아주머니에게(두산초 5년 안율희)
해맑은 웃음이 보석 같은 아저씨 아주머니 보세요. 신문 기사를 본 순간 다른 기사들은 침울하고 어두운 면을 강조한 사진이 많았는데 두 분의 정겨운 웃음이 저를 이끌어 당겼답니다. 숨어 있던 새싹들이 하나씩 싹을 틔우는 봄날에 잘 어울리는 두 분의 웃음 소리가 저에게도 들려 오는 듯했어요.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웃는 모습을 보니 시무룩하고 답답하던 제 마음도 탁 트이는 듯 해서 정말 제가 흐뭇해 졌어요.(중략)
그런데 요즘 한·미 FTA때문에 걱정은 없으신가요? 자동차, 섬유, 휴대전화 같은 제조업은 덕을 보지만 축산하시는 분이나 농업에 종사하시는 분은 미국의 엄청난 식량 수출로 매우 힘들다고 뉴스에서 보았어요. 어려움이 닥쳐와도 사진에서 활짝 웃으시는 웃음 절대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중략)
농사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얼이 담겨져 있는데 힘드시다고 농사 일을 포기하시거나 그만 두시면 절대 안돼요. 만약 농사 일을 하시는 분들이 모두 농사일을 그만 두시면 농촌이 없어지고 그러면 고향을 잃어버릴 것 같은 허전한 기분도 들게 될 거예요. 휴가를 보낼때에도 맑은 물이 있는 곳에서 보내야 하는데 도시 한 복판에서 휴가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 아저씨, 아주머니 우리들의 정신적인 재산인 시골과 농사를 꼭 지켜주세요. 건강하게 80세에도 농사를 지으실 수 있게 기도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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