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안과 밖)⑩영재, 이렇게 대하자

입력 2007-05-08 07:55:38

교사는 숨은 재능 찾는데 노력해야

오래 전, 미국 사회의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 즉 지적 탁월성 추구에 대한 부정적인 풍조에 대한 연구 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다. 그 내용은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영리한 학생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청소년들의 주요 관심사의 하나가 스포츠였고, 이러한 풍조가 전반적인 학력저하를 가져온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가세한 것은 영재에 대한 일반인들의 태도 또한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적으로 영리한 학생을 대하는 교사나 성인들의 태도는 영재교육의 실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다. 그 가운데 학급의 담임교사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아인슈타인은 그의 학창시절을 '하사관 학교'와 같은 곳이라고 회고했다. 당시의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교실 분위기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안타깝게도 평범성 속에서 집단 규율을 강조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영재성이 인식될 수 없었다. 반면에 헬렌 켈러를 지도하였던 설리반 선생은 불가능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제자의 작은 재능을 발견하고, 그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접근하였던 진정한 멘토였고 스승이었다.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열정, 다양성을 인정하고 창의성을 존중하는 태도, 어린 학생을 대하는 데 있어서의 이해심과 인내력은 모든 어른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지만, 영재를 대하고 가르치는 성인들에겐 그 밖에도 몇 가지 특별한 자질이 기대된다.

먼저 영재 학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가능성에 대한 신뢰는 영재를 가르치고 양육하는 자가 가져야 할 기본적 자질이다. 혼자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는 감탄과 정해진 코스를 혼자 앞서 진행해 나가는 것에만 신뢰를 갖는다면 그것은 영재의 재능을 썩히는 일이 될 수 있다.

영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적 탐구의 태도와 지적 정직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 과정에서 함께 탐구하고, 과정을 안내하기 위해 고민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지적인 정직성을 갖고, 그들을 솔직하게 대해 줄 수 있길 기대한다.

학교에서는 교과 분야에 대한 풍부한 전문 지식과 그것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교사가 영재 학생들을 더욱 잘 도울 수 있다. 실제 음악가로 활동하는 음악 교사, 전시회를 갖기도 하는 미술 교사, 단편집이나 시집을 출판한 문학 교사, 자신의 관심 영역에 대해 활발한 연구에 임하는 과학 교사들은 영재 학생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영재 학생을 가르치고 양육하는 데는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할 수도 있는 만큼 유머 감각은 많은 도움이 된다. 무심코 던진 "넌 항상 그런 쓸데없는 생각만 하니?"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 속에 영재성은 잠들게 된다.

"대부분 선생님께서 시험에 나오니 공부하라고 하시지만 그 선생님의 경우 제가 어떤 것을 공부하는 것이 좋을지 잘 말씀해 주시고, 질문에 친절히 답변해 주시고, 그 이유도 잘 설명해 주셨어요."

"어머니께서는 제가 피아노 치는 것 듣기를 매우 좋아하셨지요. 그래서 어머니께서 집에 오실 때 재빨리 피아노로 달려가서 어머니께서 좋아하는 곡을 연주해드리곤 했습니다."

성공적인 성취를 이루어낸 영재 학생들은 그들의 교사와 주변의 성인에 대하여 긍정적인 모습을 회상하고 감사해 한다. 대부분의 영재 자녀들은 부모나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사람, 진실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 자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 자신들의 노력과 성취를 지원해주는 사람, 자신의 꿈을 이루도록 격려하는 사람, 자신들의 관심 분야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길 원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린 인물들의 배경에는 항상 위대한 교사가 있었다. 어려운 여건 가운데 교실에서 숨은 영재를 찾고자 애쓰고, 그들에게 적합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교사들은 알렉산더를 교육하였던 아리스토텔레스 못지않은 위대한 스승이다. 영재는 찾기도 어렵지만 가르치기는 더욱 어렵다. 열악한 조건에서 커튼 뒤에 숨은 그들의 영재성을 찾아 위대한 재능가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무한의 인내와 헌신을 요구한다. 이번 스승의 날엔 '천하의 영재를 모아 교육한다(得天下英才而敎育之)'는 의미를 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동하(영주 봉현초 교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