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이 힘겹다면…이들을 보세요
현대 여인잔혹사라고 할까.
칼럼니스트 김서령 씨가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여덟 여자의 인생 역정을 다룬 '여자전(女子傳)'(푸른역사 펴냄)을 출간했다.'전(傳)'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풀어놓으면 책 열 권으로도 모자란다."는 기구한 사연이란 뜻일 게다.
지리산 빨치산 할머니 고계연, 반세기 넘게 홀로 가문을 지켜온 종부 김후웅,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김수해, 중국 팔로군 출신 기공 연구가 윤금선, 지상에 없는 한 남자를 위해 50년을 바친 할머니 최옥분, 문화판의 걸쭉한 욕쟁이 할머니 박의순, 황진이보다 더 치열했던 춤꾼 이선옥, 명성황후의 화신이 된 여자 이영숙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어야 했던 이야기들이 애절하게 펼쳐진다.
여성으로, 시대의 또 하나의 파편으로 살아간 그들은 절망하거나 한숨 쉬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내던져졌지만 두 발로 똑바로 서서 수난의 세월을 헤쳐 나왔다.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가 겪었던 전쟁과 분단의 아픔, 가난과 독재의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지은이는 "이 책의 여덟 분은 한국 현대사의 곡절을 뚫고 나가면서 제 삶의 진액으로 금강석 같은 이야기를 만드신 분"이라며 "결국은 야물게 제 상처를 아물린 분들이다."고 말했다.
안동에서 태어난 지은이는 경북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최근 각종 매체에 인물칼럼과 시사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우리 시대를 새로운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집안을 열어 보인 '김서령의 家'가 있다. 270쪽. 1만 2천 원.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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