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시설물 직원 인건비도 못 건져
울진군이 거액을 들여 만든 공공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준공이 됐는데도 부실시공 논란과 접근성이 떨어져 주민들이 사용을 기피하는가 하면 문을 열어도 방문객이 없어 직원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10여 년째 '계속 공사 중'인 사업도 있다.
◇개점 휴업 엑스포 시설물
지난 2005년 근남면 엑스포공원에 230여억 원을 들여 친환경농업관 등을 짓고 엑스포를 개최했던 울진군이 작년에 또다시 8천700여만 원을 들여 농업관의 전시 시설물을 보완했다. 또 비슷한 시기 옆 공간에 한국수력원자력(주)으로부터 수억 원이 소요된 과학시설을 기증받고 엑스포 행사 기간 이후 무료로 개방해오던 이 시설의 관람료 징수를 위해 공원관리 직원 15명(상용직원 6명 포함)외에 별도로 직원 한 명을 더 채용했다. 하지만 유료 관람 이후 방문객이 급감, 기존 직원과 관람료 징수 직원의 인건비는 물론 운영비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작년 7월부터 올 2월 말까지 입장료 수입은 320만 원. 이 기간 입장료 징수 직원 급여는 1천261만 원이나 된다.
또 1억7천200여만 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영상관 및 야외공연장 사용은 지금까지 유료 3건, 무료 20건으로 사용료가 27만 2천 원에 불과했다.
◇사용 기피 체육공원
군비 20억 원으로 지난해 7월 후포면 후포리 산 127번지 일대 6만 1천776㎡의 부지에 조성된 '후포생활체육공원'은 주민들이 외면하는 기피 시설물이다. 운동장엔 마사토가 아닌 돌투성이의 흙이 깔려 있어 운동을 하다 넘어져 다친 사람들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는 것. 게다가 배수가 제대로 안돼 비가 조금만 와도 흙이 운동화에 달라붙는가 하면 기초공사가 제대로 안돼 철봉 등 체력단련장 시설물들이 심하게 흔들리기까지 한다. 특히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는데다 위치도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산 속에 있어 일반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용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10여 년째 계속 공사 중
근남면 수곡리 일대 13만 2천227㎡의 부지에 추진 중인 종합운동장은 지금까지 200억 원 가까운 사업비를 들이고도 11년 째 '찔끔공사'를 하고 있다. 민선 1기 때인 1997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부지 매입(36억 원)과 부지 고르기 작업(17억 원)에만 5년이 걸렸다. 2002년부터 2년에 걸쳐 36억 원을 들여 본부석을 건립하고, 지난해 10월 83억 원의 예산으로 주경기장 건립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다 공인운동장이 되기 위해선 전광판 설치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선 또다시 10억 원 이상이 들어가야 한다.
◇군의 입장
군은"행정은 공익을 우선하기 때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처럼 단순 회계로 평가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후포 체육공원도 올 해 수십 억 원을 들여 운동장에 인조 잔디를 깔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찔끔 공사로 지적받고 있는 종합운동장 공사도 올 5월이면 준공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 시설물의 접근성에 대해서는 "예산, 주민들의 여론 등 당시 상황으로선 최선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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