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의 스타토크] 개그맨 김기욱

입력 2007-05-03 17:05:11

"형님, 저 덕끈이라요. 저 시방 지금부터 뉴스를 진행하겠어라." 웃찾사 '형님뉴스' 코너에서 힘 있는 개그연기로 젊은 층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개그맨 김기욱을 만나기 위해 서울 SBS 공개홀을 찾았다. 녹화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녹화장 주변에는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실감할만큼 많은 방청관객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서 진행되는 개그 프로그램은 초대 손님들의 반응이 코너의 분위기를 유도하기 때문에 녹화장에서는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귀한 손님들이다.

공개홀 안으로 들어서자 코너를 준비하는 개그맨들이 눈에 띈다. 수십 번 연습하고 방송에 올리는 코너이지만 애드리브까지 계산에 넣어 철저하게 연습한다. 조폭들을 콘셉트로 한 시사코미디 형님뉴스.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

사회문제를 코미디로 패러디하는 것은 코미디 소재에 단골메뉴. 특히 형님뉴스의 경우, 덩치 큰 캐릭터들이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는 웃음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덕근이 역을 맡은 개그맨 김기욱이 등장하자 공개홀은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코너 리허설이 끝나고 4층 연습실로 올라온 그의 얼굴 표정에 웃음이 가득하다. 그의 웃음 철학은 생활 속 웃음을 추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제가 웃지 않는다면 개그맨으로 자격이 없는 거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즐겁고 낙천적으로 세상을 바라봐요." 보는 순간부터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 도중에도 작고 큰 웃음소리가 얼굴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가 처음으로 연기를 접해본 시절로 돌아간다. "고 2 때, 방황을 좀 했어요. 그 시절은 다 그렇잖아요. 갑자기 연기를 배우고 싶은 거예요. 무작정 청소년 극단에 들어가서 연극을 처음 접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 첫 계기가 되어준 셈이죠."

이 시절, 연극 '남자충동'에서 유정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극을 경험하면서 개그맨으로서 재능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김종석 씨는 "힘들었을 법도 한데 성실하게 연극을 대하는 자세가 눈에 띌 정도로 연기를 잘했던 친구였다."고 말한다. 청소년 배우로서도 가능성이 많았던 시절, 그는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어 서울로 무작정 올라왔다.

고생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짜여진 틀에서 하는 연기보다 좀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개그맨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신인시절에는 개그아이템을 짜느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아요." 그의 얼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화상고'라는 개그코너를 하면서. 이 코너를 통해서 스타 개그맨 대열에 합류한 그는, 이 시절 겸손함과 인간다움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화상고를 통해 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무렵,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으로 1년 넘게 병원생활을 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사람의 소중함이라고 말한다. "많은 분들이 병문안 오셨어요. 지나고 보니까 그 분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 자신도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이때부터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자.'라는 좌우명을 가슴에 새기게 됐다.

"제가 시트콤 광이예요. 앞으로는 시트콤 연기를 꼭 해보고 싶어요. 아울러 개그맨으로서 완성돼 가는 배우가 되고 싶고, 평생을 희극인 으로 남고 싶습니다." 개그맨으로 성공하면 부업도 생각해 볼 만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사업에는 관심없어요. 평생 개그맨으로 살고 싶을 뿐입니다. 한 가지 작은 바램이 있다면 사람들을 마음껏 웃고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공연장을 갖고 싶습니다."

대경대학 연예매니지먼트과 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