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계약자만 봉 잡힌 기분"
아파트 시장 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한 건설사가 아파트 미분양분에 대해 분양 당시보다 조건을 완화해 분양, 기존 분양자들의 집단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최근 재개발, 재건축 붐에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까지 겹치면서 저조한 분양률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상당수 시공사가 잇따라 분양조건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이에 따른 기존 분양자와의 갈등이 빚어질 소지가 큰 상태다.
지난해 6월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대구 달서구 W아파트의 경우 1차 분양 이후 10개월이 지난 현재 분양률이 50%에 미치지 못하자 애초 '계약금 5%, 중도금 40% 1년간 무이자 대출'이라는 분양조건에다 '미도래 중도금 30% 잔금이월'이라는 완화된 조건으로 추가 분양하고 있다.
이 때문에 1차 분양 때 계약을 한 400여 명 중 50여 명은 '처음 분양조건에 비해 2천500만 원 정도의 상대적인 금전 손실을 입게 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중 20여 명은 지난달 29일 달서구 W사 모델하우스 앞에서 '선 계약자가 나중에 계약한 사람보다 불이익을 받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미 계약을 마친 입주 예정자들에게도 동일한 분양조건을 적용해줄 것'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이미 분양계약을 한 54명은 1천여만 원이 넘는 위약금을 부담하고서라도 계약해지를 원하고 있다."며 "시공사가 기대했던 분양률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보다 더 완화된 조건의 분양계약이 나올 수도 있고 이러한 분위기가 결국 입주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건설사 측은 "공급은 늘고 경기가 악화돼 분양조건을 완화, 재분양하고 있다."며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신규아파트 미분양 가구수는 2004년 말부터 꾸준히 늘어 2007년 3월말 현재 9천189가구에 이르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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