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멀었다. 선거에서 무참하게 깨졌으면 진지하게 각성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일 법한데 완전 딴판이다.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강재섭 대표 어느 누구도 책임을 통감한다는 얘기는 없다. 두 대선 주자는 서로 패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할 뿐이고, 오늘 쇄신안을 내놓은 당 대표는 사퇴를 거부했다. 국민의 준엄한 채찍에 대해 어느 쪽도 비장한 위기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로지 대권'당권 싸움에만 몰두하는 인상이다.
달리 보면 4'25 재'보선 참패는 한나라당에게 오히려 약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50%를 넘나드는 지지율에 도취한 오만에 경고음을 울려준 좋은 기회인 것이다. 제1야당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마치 집권이나 한 것 같은 두 대선 주자의 착각에 대해 미리 가한 매질이었다.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 돈이 오가고 온갖 추문이 나와서는 언제라도 국민이 등돌리고 만다는 反面敎師(반면교사)가 이번 선거였다. 그 같은 국민의 생각을 새삼 확인한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따라서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머뭇거릴 것도 없이 면모 일신의 계기로 삼기 위해 지혜를 짜내야 마땅했다. 두 대선 주자를 비롯해 당은 심기일전하는 근본적 변화에 머리를 맞댔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 주자는 어제도 "당 쇄신이 왜 필요한가" "쇄신책 미흡하면 지도부 퇴진하라"하며 충돌했다.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제각기 대권 가도의 유'불리만 꼽고 있는 것이다.
선거 후 조사에 따라 당 지지율이 최대 10%까지 떨어졌다. 이런 꼴사나운 판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아직도 40% 안팎을 유지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 오늘 발표한 쇄신안이 '천막당사 이벤트' 같은 일과성 효과를 염두에 두었다면 큰 오산이다. 밑바닥부터 분골쇄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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