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쪽-朴쪽 갈등 '한나라 반쪽당'

입력 2007-04-30 10:16:45

대구시당·경북도당도 내분

한나라당 내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도 이-박 진영 간 내분이 극심, '반쪽당'으로 가고 있다.

◆대구시당=친박(親朴) 쪽으로 분류되고 있는 박종근 대구시당위원장의 시당운영을 두고 친이(親李) 쪽 인사들의 반감이 폭발 직전이다. 일부 친이 인사들은 박 위원장에 대해 '독재자'라고 극한 감정마저 드러내고 있다.

친이 인사들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친이 인사들의 시당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고, 대선 외연확대라는 명목으로 친박 조직을 대대적으로 구축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대구시내 회원 수천~수만 명 규모의 주요 직능단체장 및 핵심간부들을 상대로 입당후 부위원장 등 주요 직책에 임명하고 있다. 시당에 따르면 현재 10여 개 단체의 장 및 핵심 간부 등 시당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전까지 최대 50여 개 직능단체를 친한나라당 조직으로 만든다는 계획. 이를 두고 친이 쪽 인사들은 당내 경선에서 우선 써먹기 위한 '친박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한 친이 인사는 "박 위원장은 친이쪽으로 분류되는 당 인사들에 대해선 시당에 직책을 주지 않고, 시당 행사에 참석하는 것도 꺼려하는 것 같다. 시당은 한나라당의 지역 조직이지, 특정 대선주자를 위한 조직은 아니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 친이 인사들은 시당에 조만간 '중립'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구시당 이상학 사무처장은 "시당은 지금껏 중립이었고, 앞으로도 중립이다."고 밝혔다.

◆경북도당=조직이 사실상 동(이명박)-서(박근혜)로 갈라섰다. 과거 지구당 격인 지역별 당원협의회 조직도 동-서 구도를 형성, 대선주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도당의 주요 직능단체장들도 뚜렷한 동-서로 줄서기를 하고 있다는 것.

실제 대변인, 중앙위회장 등은 이 쪽으로, 여성·청년위원장 등은 박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당을 이끌고 있는 김광원 도당 위원장과 이동주 사무처장도 직책상 대외적으로 중립을 밝히고 있지만 속내는 전혀 그렇지 않다. 최근 4·25 봉화군수 참패를 놓고 두 사람 간 보이지 않는 반목도 있다는 당내 시각이다.

김 위원장은 친이 쪽 인사다. 실제 이번 봉화군수 선거에서 친박 쪽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이동주 처장은 친박이다. 중앙당 근무시절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모셨다.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다른 두 사람이 향후 대선 때까지 경북의 한나라당 조직을 무리없이 이끌어갈지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당내에 적잖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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