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30일 당 개선안 발표와 함께 대선후보 경선을 자신의 주도로 치르며 사퇴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찬성의 뜻을 밝힌 반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이 전 시장 캠프 내부에서도 찬반 양론이 강하게 엇갈리고 있어 당 내분이 봉합될지는 여전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물러나면 당장 새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내갈등과 혼란이 증폭돼 당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 자정기능 강화와 관련, "4·25 재보선을 앞두고 돈 공천, 후보매수, 과태료대납 등 부끄러운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며 "당 소속 선출직이 비리를 저질러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되면 한나라당은 해당 지역의 공천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 등에게만 적용되는 재산공개를 모든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로까지 확대하고 지방의원들에게도 상임위원회 직무와 관련된 영리 활동과 겸직을 금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 대표의 발표 내용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환영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강 대표가 책임 있는 결정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한나라당이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큰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인 가운데, 이 전 시장의 핵심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할 말이 없다."는 짤막한 반응으로 불만을 우회 표시했다. 캠프 관계자는 "(강 대표가)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이런 내용으로 당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쇄신안 내용을 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던 이재오 최고위원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당 쇄신안과 관련, 지난 26일 대표직 사퇴를 밝혔던 전여옥 최고위원은 "쇄신안의 내용은 이미 옛날부터 어느 정도 들어가 있던 것"이라면서 "강 대표가 지금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 쇄신"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 역시 "강 대표의 안은 혁신책이 아니라 보신책에 불과하다."며 강 대표의 즉각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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