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방망이' 삼성, KIA에 7-3 승리

입력 2007-04-26 06:29:10

'같은 위치, 같은 실수에도 결과는 다르네.'

삼성 라이온즈는 2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대3으로 승리, KIA전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삼성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한 심정수는 이날 경기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결말은 해피엔딩. 심정수는 2회말 볼넷으로 출루하며 공격 물꼬를 텄다. 진갑용의 희생번트와 조동찬의 2루 땅볼로 3루를 밟은 심정수는 KIA 투수 이대진의 공을 포수 차일목이 뒤로 빠트린 틈을 타 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5회초 수비 때 심정수는 2사 만루에서 KIA 이용규가 밀어친 공을 바로 잡으려다 뒤로 빠트려 2루타로 만들어주며 2대3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좌측 파울 선상에 떨어지는 타구여서 잡기 쉽지 않았지만 타구를 쫓아가다 멈칫거리지 않았다면 잡을 수도 있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단타로도 막지 못했기에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심정수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이어진 5회말,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왔고 심정수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박한이의 2루타와 박종호의 희생번트, 양준혁의 고의사구로 잡은 1사 1, 3루 찬스에서 심정수는 깨끗한 좌전 안타를 쳐내며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심정수의 타구를 KIA 좌익수가 뒤로 빠트려 1루 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역전을 허용할 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며 삼성이 4대3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것.

공교롭게도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한 KIA 선수는 심정수와 수비 위치(좌익수)와 타순(4번 타자)이 같은 래리 서튼이었다. 서튼은 삼성 공격인 6회말 1사 2루에서 김창희가 친 안타성 타구를 바로 잡으려다 또다시 뒤로 흘리며 1점을 더 내줬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KIA로선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플레이였다. 심정수가 공격에서 실수를 만회한 데 비해 서튼은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 고개를 떨궜다.

삼성은 7회말 1사 2, 3루에서 조동찬의 중전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임창용(4와 2/3이닝 2피안타 4볼넷 3실점)은 5회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1할대 타율인 KIA 8, 9번 타자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 강판당했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오상민-권오원-권혁-김문수가 승리를 지켰다.

서울 원정에 나선 현대는 25일 선발 김수경(7이닝 6피안타 4실점)의 호투를 발판삼아 두산을 6대4로 눌렀고 SK는 마산야구장에서 롯데에 7대3으로 승리했다. 한화는 대전 홈에서 LG를 5대2로 꺾었다. 한때 6연승을 달리던 LG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야구 전적

KIA 000 030 000 - 3

삼성 010 121 20X - 7

▷삼성 투수=임창용 오상민(5회·1승) 권오원(6회) 권혁(8회) 김문수(9회) ▷KIA 투수=이대진(2패) 손영민(5회) 진민호(6회) 이상화(7회) 이범석(8회)

■26일 선발투수

삼성 전병호-KIA 전병두(대구)

두산 구자운-현대 황두성(잠실)

롯데 염종석-SK 채병용(마산)

한화 조성민-LG 박명환(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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