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스케줄 '오감만족'
자유여행의 매력은 패키지여행의 빡빡한 일정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여행계획을 짜고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볼거리가 무궁무진한 간사이 여행은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기 쉽다. 배낭 하나 메고 자신만의 여행스케줄에 따라 움직여 보자.
오사카는 먹을거리와 쇼핑, 즐길거리 등이 가득한 자유여행자들의 도시다. 대구에서 부산을 통해 배를 타고 떠나는 오사카 자유여행은 보통 5박 6일이 적당하다. 오사카에서 머무르는 3일 동안 첫날은 오사카, 둘째 날은 고베, 셋째 날은 교토를 돌아보면 좋다.
오전 10시 30분. 18시간의 긴 항해 끝에 오사카 남항에 배가 도착한다. 첫 목적지는 오사카성(大阪城). 오사카 시내는 코스모스퀘어역에서 전철을 타면 되는데 이곳에선 노선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간단하다. 국제페리터미널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코스모스퀘어역이다. 이 곳에서 전철을 타면 갈아탈 필요없이 모리노미야(森ノ宮)역에서 내리면 된다.
일본 전역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권력의 상징과도 같은 오사카성은 그의 사후 17년 만인 1615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으킨 전투에서 파괴되고 만다. 그 뒤 1620년 대대적인 개축공사를 시작, 10년 만에 재건했으나 다시 36년이 지난 후 번개를 맞아 불타버리는 수난을 겪었다. 꼭대기 층인 천수각에 오르면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지금의 천수각은 1931년 재건된 것이다. 성안으로 들어가면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오사카성을 소개하는 시어터 룸을 비롯해 각종 전시물이 있다. 입장료 600엔.
다음으로 향한 곳은 난바 아래쪽 신세카이(新世界) 지역에 우뚝 솟은 일본 최초의 타워인 쓰텐카쿠(通天閣). 1912년 열린 박람회를 기념으로 지었다. 현재의 타워는 높이 103m로 1956년 재건된 것이다. 입장료 600엔. 사카이스지(堺筋)선 에비스초역 3번 출구와 미도스지(御堂筋)선 도부쓰엔마에(動物園前)역에 있다.
시텐노지(四天王寺)는 일본 최초의 절이다. 금당 및 돌로 된 기둥문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중심가람이나 보물관은 각각 입장료를 받지만 경내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들르지 않아도 괜찮다. 다니마치선 시텐노지마에 유히가오카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된다.
예부터 '구이다오레(먹다가 망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사카는 식도락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오사카 대표 먹을거리인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를 비롯해 삼각김밥, 회전초밥 등이 모두 오사카에서 시작됐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곳이 도톤보리(道頓堀). 오사카 남쪽의 번화가를 동서로 흐르는 것이 도톤보리강이다. 1615년 완성된 인공 하천으로 예전에는 극장이 번창하던 곳인데 지금은 번화가로 발전돼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거리라고 불리는 도톤보리는 일본 제일의 다코야키 가게를 비롯해 금룡라면 등 하루종일 맛있는 냄새가 끊이지 않는 그야말로 식도락의 거리다. 제대로 된 요리를 맛보려면 여행자들의 얄팍한 지갑이 더욱 빈약해지지 않을 수 없지만 라면 등 비교적 저렴한 먹을거리가 많다. 오사카의 명물인 금룡라면은 도톤보리에만 네 곳이 있다. 다른 일본음식과 달리 김치와 부추무침이 제공된다. 600엔. 회전 스시 뷔페인 류구테이에서는 남자 1천575엔, 여자 1천260엔만 내면 무제한 먹을 수 있다.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는 20m짜리 글리코 간판에서 신사이바시 쪽으로 50m쯤 가면 보인다.
도톤보리 옆에 위치한 신사이바시는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상점거리다. 브랜드숍, 서점, 레코드숍 등 복합문화공간이다. 신사이바시 상점들은 오후 8시 대부분 문을 닫는다. 밤이 되면 한산해진 거리에서 악사들이 연주회를 연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직접 만든 소품들을 가지고 와 노점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 '미로 지하철' 번호 알면 탈출!
일본은 지하철이 잘 발달되어 있다. 도심지 어디를 가더라도 지하철 역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오사카는 철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원하는 곳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갈 수 있는 곳이다. 자유여행을 하게 되면 부딪치는 가장 큰 벽은 미로 같은 지하철 노선도. 하지만 요령만 익히면 의외로 간단하다.
▶지하철과 전철을 구분하라=일본에서 전철은 지상으로 다니는 노선인 반면 지하철은 말 그대로 지하로만 다니는 노선이다. 지하철에서 전철 또는 전철에서 지하철로 바꿔 타게 되면 표를 다시 끊어야 한다. 때문에 먼저 이동하기 전 자신이 가려는 곳의 노선을 확실히 파악해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
▶역번호를 활용하라=오사카는 역 번호 표시제를 도입, 역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역 이름 옆에 표시된 영문자는 지하철 노선을 의미한다. 만약 복수의 노선이 통과하는 역이라면 번호가 여러 개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난바 역은 미도스지선 'M20'과 요츠바시선 'Y15', 센니치마에선 'S16'이 지나간다. 이처럼 가는 곳의 역 번호를 확인해 두면 쉽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역명은 같아도 위치는 다르다=일본 전철이나 지하철은 역 이름이 같더라도 위치가 다른 경우가 많다. 같은 난바 역이라도 난카이 난바와 JR이나 지하철 난바 역은 위치가 다르고 역에서 출발해 가는 노선도 모두 다르다. 따라서 역 이름은 물론 전철인지 지하철인지 구분해서 이용해야 한다.
▶간사이 스루패스(Kansai Thru Pass)=오사카는 물론 교토, 나라, 고베 등을 아우르는 근교 여행을 계획한다면 간사이 스루 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일종의 교통 프리패스로 오사카 시내를 비롯해 주변 지역들까지 이 패스 한 장이면 어디든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무엇보다 전철이나 버스를 탈 때마다 복잡한 요금표를 따지거나 일일이 표를 살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주의할 점은 JR의 교통편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것. JR을 제외한 간사이 지역의 약 40개 사의 전철, 지하철, 노선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간사이 일대 350여 개의 관광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쿠폰까지 제공한다.
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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