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저리 타임에 접어들어 주심 휘슬이 울리기 직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가 AC밀란의 골문에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키자 7만여명이 들어찬 올드 트래포드구장이 들썩거리며 환호했다. 25일 오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맨유는 루니의 짜릿한 재역전골로 AC밀란에 3대2로 승리, 명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리오 퍼디낸드, 네만자 비디치 등 주전 중앙 수비진의 부상으로 웨스 브라운과 가브리엘 에인세가 중앙 수비로 나선 맨유는 수비 불안을 안고 나섰다. AC밀란은 알렉산드로 네스타, 파울로 말디니 등 두터운 중앙 방벽을 쌓았다.
맨유는 웨인 루니를 스트라이커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라이언 긱스를 좌·위 윙 포워드로 내세웠고 폴 스콜스, 마이클 캐릭 등이 공격을 지원했다. AC밀란은 알레산드로 질라르디노, 카카를 공격 일선에, 클라렌스 시도르프, 안드레아 피를로와 젠나로 가투소가 미드필드에 포진했다.
전반 5분, 긱스의 코너킥을 호날두가 헤딩하자 볼이 AC밀란 골키퍼 디다의 몸에 맞고 솟구쳤다 뒤로 넘어가며 골문 안으로 들어가 맨유가 선취골을 뽑았다. 디다의 자책골로 기록됐던 골은 호날두의 득점으로 인정됐다.
전반 15분이 지나면서 AC밀란이 중원을 정비, 경기를 장악하며 반격에 나섰다. 전반 22분 시도르프의 패스를 받은 카카가 맨유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페널티지역 내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다 왼발슛, 동점을 만들었다. 카카는 이어 전반 37분 에인세와 파트리크 에브라가 충돌하며 공을 놓치는 사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서 역전 골을 차 넣었다. 카카는 이번 대회 11경기에서 9골로 득점 선두를 달렸다.
불안했던 중앙 수비가 흔들리며 무너지자 당황한 맨유는 패스가 부정확해지는 등 공격 마저 흔들렸다. 루니는 말디니와 네스타에 꽁꽁 묶여 이렇다 할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았다.
후반에 접어들자 맨유가 다시 공세에 나섰다. 빠른 공격 패스가 정확하게 이어지며 맨유 특유의 공격 플레이가 살아났다. AC밀란은 체력 부담이 있는 노장 말디니와 싸움꾼 미드필더 젠나로 가투소가 부상 당하자 백업 요원들을 교체 투입,수비벽이 얇아졌다.
14분 폴 스콜스가 페널티 정면 지역 근처에서 살짝 찍어 차 준 볼을 루니가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페널티지역 내 정면에서 오른발슛으로 그물을 흔들어 다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대런 플레처의 슛 등으로 맹공을 퍼부은 맨유는 후반 46분 빠른 역습에 나서 긱스가 루니에게 연결했고 루니는 경기내내 괴롭히던 네스타의 방어를 뚫고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빠른 슛타임으로 오른발 슛,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맨유는 홈 경기에서 이겼으나 두 골을 내줘 5월3일 밀라노에서 열릴 원정 2차전이 만만치는 않게 됐다. 게다가 수비자원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에브라가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출전할 수 없는 것도 타격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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