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행사, 개인소유 나무 마음대로 없애 '말썽'
"아파트를 짓는다고 땅을 두 번이나 강제 수용해놓고 이젠 보상협의가 끝나지 않은 나무까지 모조리 없애버리다니 이럴 수가 있습니까?"
자신의 땅이 대구 달성군 화원읍 한 신축 아파트 진입로로 편입된 이모(47)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강제 수용된 땅에 심어져 있던 탱자나무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 버린 것. 지장물 철거에 대한 보상협의가 끝나기도 전에 아파트 시행사 측이 나무를 모두 없애버린 탓이었다.
이 씨의 땅이 달성군 도시계획도로 부지로 편입된 것은 지난해 4월. 이미 다른 아파트 신축 때도 한 차례 강제 수용당한 적이 있던 이 씨는 또다시 군이 그 땅의 일부를 도로부지로 편입하자 마음이 크게 상했다. 결국 보상금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지방 및 중앙토지수용위원회까지 거친 끝에 지난해 11월 강제 수용됐다. 그러나 이곳에 있던 탱자나무는 보상 과정에서 제외돼 이 씨는 달성군과 이달 말까지 한 달 동안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시행사 측은 이 씨의 허락도 없이 150여 그루 중 130여 그루를 없애버렸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 씨는 공사 담당자에게 항의하고 인근 경찰 지구대에 연락해 나무를 베지 못하게 막았지만 시행사는 그 다음날 남아있던 나무까지 없애고 말았다는 것.
이 씨는 "보상금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는데 소유권자인 달성군이 아닌 민간 시행사가 마음대로 나무를 베어냈다."며 "심지어 경찰이 나서 못 베게 했는데도 그 다음날 밤에 다시 베낸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시행사 측은 "오는 7월 입주 날짜를 맞추려면 공기가 워낙 촉박해 보상이 끝날 때까지 임시로 나무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나무가 사라진 것"이라며 "수용 절차가 끝나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려 예상 보상가보다 3배나 더 많은 돈을 들여 이식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달성군 관계자는 "보상이 끝나기도 전에 주인 허락도 없이 시행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나무를 베어낸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공기에 쫓긴 시행사가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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