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고문 사건' 주인공 21년간의 이야기
1986년 경찰의 성고문을 최초로 알린 스물두 살의 서울대학교 여학생 '권 양'. 정권의 부도덕성을 밝혀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주인공' 권인숙은 이름만으로 역사를 움직였지만 역사의 무게 또한 그녀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EBS '시대의 초상'은 24일 오후 10시 50분 성고문 사건의 주인공으로 살아야 했던 권인숙 씨의 21년을 육성 고백으로 담았다. 부천경찰서 사건의 현장, 감옥, 법정에서 일어났던 역사적인 뒷이야기에서부터 여성으로 겪었던 결혼과 이혼, 그리고 현재의 일상까지 공개한다.
현재 명지대 여성학 교수인 권 씨는 유쾌한 마흔을 살고 있다. 그는 80년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살아왔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또 80년대 운동 조직의 위계와 질서에 적응하지 못한 채 고민했다고 말했다.
권 씨는 인터뷰에서 성고문 사건의 수사과정, 13개월의 감옥 생활, 그리고 출소 후 피해의식까지 겪었던 심적 고통 등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법정에서 겪었던 모욕과 양심수들이 모여 있던 감옥생활 등 밝혀지지 않은 뒷이야기, 출소 후 권 양에서 권인숙으로 이름을 밝힌 사연과 정치권의 러브콜, 그리고 몇 년 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검사장과의 쇼 같은 만남을 제안받은 일화까지 모든 이야기를 공개했다. 권 씨는 "그 사건을 되짚는 건 울지 않고서는 못한다."는 말로 여전한 심적 고통을 고백하면서도 "항상 어두운 투사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다.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게 너무 싫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프로그램은 이날 권인숙 씨의 인터뷰와 함께 권인숙 씨의 자서전 '하나의 벽을 넘어서'를 바탕으로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을 애니메이션과 랩으로 제작해 방송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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