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교육 안과 밖)⑦가정에서 영재 지도하기

입력 2007-04-17 07:41:45

부모 헌신적 멘토역할 아이재능 키워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훌륭한 스승 역할을 하는 사람을 멘토(Mentor)라고 한다. 이 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날 때 자신의 아들 텔레마코프를 보살펴 달라고 한 친구에게 맡겼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바로 멘토였다. 이후 멘토라는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영재가 아무리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끌어 줄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재능으로 표출될 수 없다. 영재성이 특정분야의 재능으로 성취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멘토의 역할이 필요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어린 시절부터 멘토로서의 부모 역할이 기대된다. 영재의 성취에 관련된 연구들은 어린 시절의 탁월한 성취가 성인과의 합리적인 대화를 허용하고, 보다 일찍 지적 자극을 적극적으로 부여한 가정 환경에서 꽃피게 됨을 보여준다.

블룸은 피아노, 조각, 수영, 테니스, 수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나타낸 세계적인 인물의 교육환경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몇 가지 공통적인 교육 환경이 있었음을 발견하였다. 먼저 그들의 재능 발달은 재미있고 흥미 있는 놀이 수준에서 시작되었고, 그 이후에 오랜 기간 동안 집중된 훈련과 노력이 뒤따랐으며, 높은 성취를 향하여 동기가 부여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영재 학생이 재능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부모나 교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는 놀이 활동으로 여길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가정은 열심히 노력하는 습관과 태도가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며, 부모들은 가장 중요한 멘토로서 역할을 하였다. 각 분야에 탁월한 성취를 이룬 인물들은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재능 성취를 위한 연습에 보냈고, 부모들은 자녀의 연습 시간에 주로 자리에 함께 앉아 있으면서 격려해 주고 지원해 주었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도 수영, 골프, 쇼트트랙, 마라톤, 피겨스케이팅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루어낸 인물들에 대한 기사가 신문의 서두를 장식한다. 그러나 그들이 이루어낸 업적은 끊임없는 고된 훈련과 부모와 교사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의 결과라고만 생각하지, 활동 자체에서 오는 흥미와 행복을 추구한 결과임을 간과하기 쉽다.

한편, 비슷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경험을 지닌 사람들 가운데 성취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나기도 하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성취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서 기회(chance)의 요인이 고려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특별한 교육기회의 혜택을 전혀 누려보지 못한 사람이 탁월한 성취를 나타내는가 하면 영재를 위한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이 빛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어린 시절부터 자녀의 재능이 빛을 보도록 준비시킴과 동시에, 여러 기회를 통해 표출시킬 수 있는 통로를 찾아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크고 작은 교내외의 각종 대회와 행사 참여가 권장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영재들의 탁월한 성취는 부모가 자녀의 재능 분야를 보다 일찍 인식함으로써 시작된다. 자녀 스스로 그러한 분야에 대한 강한 관심과 흥미를 나타냈으며 재능의 계발을 위하여 오랜 연습의 기간을 가졌다. 적합한 재능 표출의 기회와 관련 분야의 인물들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가능하였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피아노 연주 대회에서 입상한 영재의 경우 대부분의 부모가 음악에 전문적으로 관여하거나 적극적 수준에서 가족의 취미로 삼고 있었다. 음악이 매우 좋은 것이라는 인식 속에서 자녀를 양육시킨 환경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 자녀의 관심 분야인 음악이 가족의 생활에서 하나의 통합된 부분이 되었던 것이다. "아이가 요람에 있을 때부터 늘 음악을 들려주었지요. 우린 라디오를 켜 놓길 좋아했고, 우리 아이는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자곤 했어요."라는 어머니의 회상은 멘토로서의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짐작하게 해 준다.

우동하(영주 봉현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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