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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가 기분좋은 승리를 거둔 지난 7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는 서포터스들의 열띤 응원으로 이날 경기는 한층 뜨거웠다. 6만 6천여 관중석에 이날 들어선 관중은 5천300여 명. 관중석은 텅 빈 상태였지만 서포터스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 대구FC를 응원했다. 이곳에서 대구FC 열혈 서포터스 남녀 2명을 만났다.
▲열혈 서포터스 女 배수희 씨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축구와 군대 얘기. 그 중에서도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를 여성들은 가장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배수희(26·여·대구시 서구 평리동) 씨는 예외다.
이날 선수들의 사인이 적힌 유니폼과 머플러를 착용하고 목이 터져라 "대구FC"를 외치던 배 씨. 그는 지난 2005년부터 서포터스로 활동하고 있다. 황선홍 선수의 팬이었던 배 씨는 공짜표가 생겨 난생 처음 축구경기를 보러갔다가 열정적인 응원모습을 보고 서포터스가 되기로 결심했다. 배 씨는 "모두가 하나 되어 응원을 펼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인 배 씨는 수요일 경기는 일 때문에 관람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퇴근하자마자 경기장으로 쏜살같이 달려간다. 주말 경기는 무조건 봐야 직성이 풀린다. 직장인들에게 축구 응원은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덧붙였다. 원정 경기도 가능한 한 가보려고 노력한다. 원정경기 응원을 가면 휴게소 등지에서 선수들을 만날 수 있고 사인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배 씨는 "실력도 출중하고 너무 잘 생긴 골키퍼 백민철 선수를 제일 좋아한다."면서 "백 선수의 유니폼을 꼭 선물받고 싶다."고 말했다. 백 선수의 개인 홈피에 "잘 하세요. 힘내세요."라는 응원글을 올리는 것도 일과가 됐다.
"지는 경기가 많아 아쉬웠는데 오늘 화끈한 경기로 이겨서 너무 기쁩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대구FC를 영원히 응원하고 사랑하겠습니다."
▲열혈 서포터스 男 이준일 씨
이준일(24·계명대 경영학과) 씨는 대구 FC의 홈경기는 무조건 관람하는 열혈 팬이다. 울산, 포항 등 경북지역 원정경기는 시간이 허락되면 가고 대전과 수도권 등지도 별일이 없으면 달려간다. "대구FC 경기를 빠짐없이 응원하고 싶지만 학생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아쉽습니다."
이 씨는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는 없고 대구FC 선수 모두를 좋아한다. 이 씨는 "대구FC가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은데 좋은 감독 밑에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경영학도답게 "대구FC가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03년 대구FC 창단 때부터 팬이었다. 그는 "대구FC가 첫해는 모든 것이 어설펐지만 매년 변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축구가 준 선물도 있다. 응원하면서 여자친구를 만났다. 이제는 주말마다 축구장에서 응원을 하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이날 응원을 펼친 서포터스는 평소의 절반에 불과한 100여 명. 이 씨는 "야구와 농구 경기가 함께 열려 서포터스가 적은 것 같다."면서 "월드컵경기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응원의 밀집도와 흡인력이 떨어진다."고 아쉬워했다.
이 씨는 "처음엔 어떻게 하면 서포터스를 늘릴까 노력했지만 지금은 정회원들을 이탈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결혼한 뒤 아이들도 대구FC의 팬으로 만들어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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