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시의 큰 골칫거리는 조직개편 문제다. 박승호 시장은 잇따른 기업유치와 전국규모 체육행사 유치 등으로 업무 수행을 잘한다는 외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조직개편에 발목이 잡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조직개편은 포항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우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까울 지경이다. 시는 조직개편 작업을 하면서 인사를 의식해 서두른 흔적이 역력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
먼저 의회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의회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은 전체간담회를 통해 집행부인 시를 호되게 꾸짖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안 돼 시는 집행부 안을 토대로 입법예고를 하면서 조직개편을 거의 확정짓다시피 했다. 그러자 의회가 "최종 용역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입법예고부터 실시한 저의가 뭐냐?"며 발끈했다.
시의 밀어붙이기에 의회가 예상외로 강하게 반발하자 시는 화들짝 놀라 부랴부랴 최종 용역결과를 발표하며 시의원들의 협조를 구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들이다. "이미 입법예고까지 마친 상태에서 최종 용역결과 발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 더구나 최종 용역결과에는 입법예고된 내용과 다른 구청폐지, 대동제까지 포함돼 있어 혼란만 가중시켜 놓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일부에서는 9천여만 원의 거액을 들인 용역이 주먹구구식이었음을 드러낸 꼴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실시하는 조직개편이 얼개를 짜기도 전에 흔들림에 따라 인사일정도 미뤄져 대다수 공무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포항시의 미숙한 일처리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상원 사회2부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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