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식물인 쑥은 암을 예방하고 피를 맑게해주며 조혈, 살균, 미세혈관 확장작용, 신진대사촉진, 항알레르기 작용, 노화방지, 간기능 활성화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런 쑥을 사료에 섞어 돼지에게 먹인다면 어떻게 될까?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청호농장을 운영하는 권영흠(50) 씨는 '쑥먹인 돼지'(일명 실라리안 쑥돈)를 사육, 연간 매출 4억여 원을 올리는 선진 농업인이다. 권 씨는 지난 2002년 10월 소백산쑥돈 영농조합법인을 출범, 4년여 만에 농림부가 후원하는 소비자시민모임의 우수축산물 브랜드 3년 연속 선정, 2005년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 위생·안전부문 수상, 제10회 농업인의날 경북농정대상(축산부문)을 수상한 주인공.
1천600여평에 잘 정돈된 농장은 첫 눈에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240여평 규모의 돈사에는 소백산 쑥돈 1천200여 마리가 체계적인 사육프로그램에 따라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돈사에 들어가려면 위생복과 별도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가축 전염병 예방을 위해 철저한 외부인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 기자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특이한 점은 농장내에 권 씨 외에는 작업인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사료공급부터 분뇨처리까지 최신시설로 운영돼 인력이 필요없다."고 권 씨가 설명했다.
쑥돈은 경북도 축산기술연구소 김병기 박사가 지난 2000년 쑥 성분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돼지가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펠렛형 사료' 제조에 성공, 세상에 선보이게 됐다. 김 박사는 쑥사료 제조기술을 특허출원한 뒤 생산자인 소백산 쑥돈 영농조합과 사료생산 업체인 도드람B&F에 기술이전을 해 현재 '실리리안 소백산 쑥돈'이란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쑥돈은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함량(41.7%)과 콜레스테롤 함량은 낮고 인체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은 더 높으며, 육질의 다즙성(21%), 연도(22%), 향미(20%) 뿐만아니라 저장성도 높다. 특히 고기에 항암'항산화 및 항노화 기능효과가 있는 쑥의 특수성분인 카텝킨이 함유돼 있고, 돼지 고유의 잡냄새가 전혀 없기 때문에 입맛이 까다로운 여성들도 좋아한다.
육질 실험 결과 일반 돼지의 카텝킨 성분은 1.25㎎인데 비해 쑥돈은 2.09~2.16㎎으로 67%에서 90%까지 높게 나타났다. 현재 쑥돈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랜드그룹의 뉴코아백화점, 홈에버에서 총 생산물량의 70% 이상을 유통 판매하며, 직매장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쑥돈이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쑥의 쓴맛 때문에 돼지가 사료를 섭취하지 않아 힘이 들었다. 조금씩 쓴맛을 없애면서 사육에는 성공했지만 판로 문제가 뒤따랐다. "처음 쑥돈을 생산할 당시 브랜드 가치가 낮아 백화점 등에 납품이 안돼 농가가 도산위기까지 간 적이 있었다"는 권 씨는 "어려운 시기에 회원농가들이 잘 참아줘 지금은 자리를 잡았으며, 지금은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면 일이 밀려 이튿날 밤을 새워 일해야 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처음 9개 농가가 참여한 가운데 영농조합법인을 설립, 1만 5천 마리를 출하했지만 올해는 20여농가로 늘어나 3만 5천 마리를 출하할 예정이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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