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북 청년회원들 "청도에 명물 벚꽃거리 만들어보자"

입력 2007-04-05 09:29:52

"3, 4년 내에 각북의 명물축제로 만들겠습니다."

청도 각북면 청년회원 40여 명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매년 열어온 경로잔치가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는데 지난 겨울부터 머리를 맞댄 결과 전 주민이 모이고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면 일석이조라는 생각에 의기투합, 끝내 일(?)을 벌이고 말았다. 7일 열리는 '제1회 청도사랑 벚꽃축제'가 바로 그들의 작품이다.

회원들은 매년 5월 초에 열었던 경로잔치를 한 달 정도 앞당겨 벚꽃이 활짝 피는 시기에 다양한 문화행사를 곁들인 마을축제로 열기로 했다.

장소는 911번 지방도로인 헐티재에서 오산리, 상평리, 우산리, 명대리를 거쳐 이서교까지 20km구간 벚꽃거리.

지난 2000년 출향인들 기금에다 주민들이 5만 원씩 내서 나무마다 이름표를 다는 등 각별한 애정 속에 가꾸어 온 곳이다. 박재원(45·각북면 오산리) 씨는 "아직은 나무가 어린 편이지만 머지않아 복사꽃, 반시와 함께 벚꽃 드라이브코스로 이름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무대는 명대리 천변에 500석 규모 좌석과 함께 마련된다. 여기에서 벚꽃길 걷기, 축하공연, 면민대항 노래자랑, 불꽃놀이, 작품전시 등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군의 지원 없이 청년회원들이 마련한 행사라 예산 부족이 가장 큰 문제. 이를 회원들은 발로 뛰고 몸으로 때우고 있다. 15개리 2천500여 명의 주민 가운데 직접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 어르신만 800여 분. 청년회 기금에다 십시일반으로 더 모으고, 예산을 덜 수 있는 일이라면 회원들이 너나없이 나서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의원과 새마을단체, 이장협의회 등에서 음식과 물품협찬이 이어져 힘을 실어주고 있다. 비슬도예원, 지산예가, 갤러리전 등 각북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작품 전시를 거들고 나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도영순(45·각북면 삼평2리) 청년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전 주민들이 한가족이 된 기분"이라며 "주민들은 화합을, 관광객들은 볼거리가 있는 명물축제의 기반을 닦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각북면장은 "시·군마다 축제가 난립해 정비하겠다는 방침이 나온 마당이지만, 위로부터 내려와 만들어진 축제가 아닌 아래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가는 청도사랑 벚꽃축제야말로 시·군 축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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