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vs 모비스…창과 방패의 대결 '관심'

입력 2007-04-05 09:43:47

대구 오리온스가 서울 삼성을 누르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 정규 시즌 1위 울산 모비스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7일부터 5전3선승제 경기를 벌인다. 오리온스가 4강 막차를 탐으로써 4강 플레이오프는 '영남 시리즈'가 됐다. 오리온스, 모비스, 창원 LG, 부산 KTF 등 4강에 오른 구단들이 모두 영남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기 때문.

오리온스와 모비스의 4강전은 팀 컬러가 확연히 다른 팀간 대결이라 한층 흥미를 더한다. 정규 시즌 모비스의 총 득점은 4천413점으로 10개 구단 중 7위. 팀 득점 1위 오리온스(4천667점)와는 200점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모비스는 4천178점만 실점, 최소 실점 1위에 올랐고 오리온스는 최다 실점(4천616점)으로 모비스보다 438점을 더 잃은 최다 실점 팀이다.

숫자가 말해주듯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팀이 오리온스라면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수비를 구사하는 팀이 모비스다. 날카로운 창과 단단한 방패가 우승 길목에서 제대로 만난 셈.

반면 각각 피트 마이클과 김승현, 크리스 윌리엄스와 양동근이라는 내·외국인 콤비의 팀 내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은 유사하다.

피트 마이클은 득점왕(35.12점)에다 리바운드 5위(10.96개)이며 국내 최고 포인트 가드로 꼽히는 김승현은 올 시즌 허리부상에도 불구하고 득점 19위(13.83점·국내 6위), 스틸 1위(2.19), 어시스트 3위(6.97개)다. 크리스 윌리엄스는 득점 4위(22.90점), 어시스트 6위(5.61개), 리바운드 12위(8.24개)인 만능 재주꾼. 양동근은 득점 15위(15.65점·국내선수 중 5위), 어시스트 5위(5.90개)인 올 시즌 MVP. 빠른 발과 잘 다져진 체력으로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으로 대학 시절부터 수차례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온 베테랑 김병철과 우지원의 존재에도 관심이 쏠린다. 평균 득점(12.33점과 8.4점)과 어시스트(3.08개와 1.72개)에서는 가드인 김병철이 우위지만 리바운드에서는 포워드로 뛰는 우지원(3.06개)이 김병철(2.58개)보다 조금 앞선다. 우지원이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큰 경기를 많이 치르며 슈터로 명성을 날려 온 만큼 고비에서 이들의 중장거리포가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상대전적은 3승3패로 같은데 각각 홈에서 3승씩 올렸다는 점이 이채롭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