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자전거를 수리해 학생들에게 무상 대여해 화제가 됐던 김영묵 자전거 할아버지(본지 3월 10일자 보도)가 이번에는 경북 성주군 봉소초등학교 전교생과 관내 중학교 6군데에 110여 대의 자전거를 수리해 무상 기증했다.
3일 오전 대구시 동구 효목동 속칭 13번도로에 위치한 김영묵(70) 할아버지의 '셀프 자전거 백화점'에는 성주에서 온 1t 트럭 3대가 김 씨가 정성스레 수리한 자전거 110여 대를 옮겨 싣느라 분주했다.
이번 자전거 기증 행사는 김 씨의 사연이 본지에 보도된 뒤 성주군 교육청에서 관내 학생들의 통학용 자전거 제공 부탁을 받고 김 씨가 흔쾌히 응해 이루어지게 됐다. 성주는 김 씨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고향.
김 씨의 모교인 성주군 초전면 봉소 초등학교에는 17명의 학생이 있다. 김 씨는 봉소초교 전교생들에게 전달할 17대의 어린이용 자전거를 특별히 골라 세심하게 수리하고 광을 냈다. 얼마 전 폐교얘기까지 나왔던 터라 모교에 다니는 60여 년 후배들이 더 안쓰러웠기 때문.
이날 전달된 자전거는 김 씨의 모교인 성주중학교에 32대, 초전중학교 17대, 벽진중학교 18대, 수륜중학교 9대 그리고 용암과 명인중학교에 각 8대씩 총 109대. 김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각 학교를 방문해 무상 수리해 줄 계획이다.
한편 본지의 보도가 나간 후 김 씨에게 자전거를 무상 대여받은 학생은 5명에서 5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는 게 김 씨의 얘기. 개인택시를 하는 김 씨는 "손님을 태우고 가다가 자전거 대여 전화를 받으면 괜히 마음이 급해져 과속을 하게 된다."며 "봉사의 기쁨이 크지만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체력이 달려 언제까지 두 가지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뜻있는 기관에서 이 일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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