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대구 온다

입력 2007-04-02 08:51:19

6월 23일 무대…비발디 '사계'·'베니스의 사육제' 연주

음악 애호가라면, 특히 바이올린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면,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이름이다. 언젠가 우리나라 대표적 바이올리니스트 100명에게 물었다. '이 시대 최고의 연주자는 누굴까?' 단연 1위는 기돈 크레머가 차지했다. 안네-소피 무터가 2위를, 한국의 자부심 정경화는 5위에 랭크됐다.

오는 6월 23일 오후 8시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대구시민들과 만나게 될 기돈 크레머는 이 시대 바이올리니스트계의 거장이라는 명성뿐만 아니라, 거만하지 않고 항상 진지하게 학구적인 자세로 연주를 재창조해 나가면서 현란한 기교까지 곁들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힘을 가지고 있어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돈 크레머의 새로운 연주가 있을 때마다 그가 어떤 곡을 연주할 것인지, 또 어떤 해석을 했는지가 항상 관심사가 됐고, 이것이 일대 사건이 되어 세계 음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1996년의 경우 '피아졸라 예찬'을 발매하자 유럽에서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됐고, 전 세계에 탱고 바람을 몰고 왔다.

기돈 크레머의 이번 대구공연은 한동안 잊혀가던 클래식 음악의 메카 대구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기획했다. 향토 클래식 기획전문사 A.M. 예술기획은 해외 유명 공연은 모두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오고, 출연료까지 덤터기 쓰는 하청구조에 반기를 들고, 3년간의 노력 끝에 기돈 크레머 대구공연을 직접 유치했다. 26명으로 구성된 크레메라타 발티카(챔버)가 기돈 크레머와 함께 연주함으로써 공연의 감동은 한층 배가될 전망이다.

'더블 포 시즌'이라는 주제가 암시하듯, 이번 대구공연에서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독주 협주곡으로 불리는 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연주한다. 피아졸라 '사계'는 '네 계절의 포르테냐(아르헨티나의 민속음악)'가 원제목.

크레머는 피아졸라의 탱고 오페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라는 작품 속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겨울'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됐고, 또 다른 작품에서 각각 나머지 계절을 발견한 뒤 이를 모아 친구인 데샤트니코프에게 편곡을 의뢰해 피아졸라의 '사계'를 재창조해냈다.

대구공연은 신기에 가까운 탁월한 기교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19세기 유럽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리고 슈만, 쇼팽, 리스트 등 낭만파 음악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N. 파가니니가 작곡한 '베니스의 사육제'로 마무리한다.

입장료는 VIP석 15만 원, S석 12만 원, A석 9만 원, B석 7만 원, C석 5만 원이며, 장애인 할인(휠체어석 50%, 일반석 20%)과 단체할인(20인 이상 20%)이 적용된다. 문의 053)655-0684.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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