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에서 올라온 봄의 화신이 피부에 와닿는다.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펴고 운동으로 건강을 다지는 사람들도 확연하게 늘어났다. 시멘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회색빛 도심에 사는 오늘날 도시인들은 하루에 한 번 흙을 밟아보기도 힘든 환경에 살고 있다.
도심에서 생활하면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 그것도 풋풋한 흙내음을 느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내게 이런 산책로가 생겼다. 금호강변 동촌 아양교에서 율하천에 이르는 강변 둑길 10㎞가 바로 그 길이다.
이 길은 예전에는 비만 오면 질퍽질퍽 걷기조차 짜증스러운 길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길이 마사토 흙길로 말끔히 단장되어 시민들이 걷기운동을 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딱딱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밟을 때와는 달리 무릎과 발목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시켜 주는 이 흙길을 맨발로 걷노라면 아늑한 기분과 함께 무한한 생명력을 느낀다.
차디찬 겨울, 그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 내고 흙 사이로 뾰족이 고개를 내민 봄의 새싹들을 보노라면 생명의 경이로움과 함께 새 희망의 메시지를 얻는다. 나는 아침저녁으로 이 흙길을 걸으면서 자연이 주는 소중함, 사람들에게 늘 베풀기만 하는 흙 속에서 무언의 교훈과 쉼을 얻는다.
전윤수(대구가톨릭대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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