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3년, 20대 초반에 만나 둘 다 가진 것 없이 단칸방부터 시작하던 시절입니다. 그때는 신혼여행도 사치라 생각했지요. 그냥 갔다온 셈치자고 남편에게 그랬는데….
남편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른 나이에 자기랑 결혼해 준 것도 고마운데, 남들처럼 해외여행도 못 시켜준다며 미안해하며 설악산에라도 둘이 다녀오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둘 다 삼일 휴가를 내서 배낭을 메고 설악산으로 갔답니다.
마치 등산 온 사람처럼 설악산을 둘러보고, 둘만이 잘살아보자 다짐하고 돌아온 여행이었답니다. 좀 살만하면 해마다 좋은 곳에 둘이서 여행 가자는 약속도 했었지요.
그 후 아이를 낳고, 바쁘게 살다 보니 그 약속은 자연히 잊히고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듯했지요. 그런데 올해 초 남편이 저 보고 어딜 제일 가고 싶은지 묻더군요.
저는 제주도라고 말했지요.
신혼여행지로 제일 많이 가는 곳이라 남들에게 제주도 못 가봤다고 하면 창피당할까봐 갔다 온 척하며 지냈는데, 저는 아직 제주도를 한 번도 못 가봐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남편은 올해부터 신혼시절의 약속을 이행한다며, 그동안 고생했다며 미안해하더군요.
그래서 올해 부부여행 첫 여행지는 제주도로 정했답니다. 5월에 갈까 하는데 너무나 오랜만에 가는 여행이라 짐을 제대로 쌀 수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김은자(대구시 북구 동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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