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코끼리 모독

입력 2007-03-31 07:49:47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코끼리 모독/랠프 헬퍼 지음/김석희 옮김/동아시아 펴냄

'코끼리와 인간의 지상 최고의 러브스토리'

1896년 독일의 한 마을에서 아기코끼리와 한 아이가 한날한시에 태어난다. 태어난 곳은 3대째 서커스단에서 동물을 조련하는 조련사의 농장. 소년의 이름은 브람이고, 코끼리는 모독이다. 둘은 평온하고 따뜻한 유년을 보낸다.

그러나 서커스단은 재정난을 이유로 뉴욕의 한 서커스단에 동물을 매각한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도 죽음을 맞는다. 브람은 모독과 함께 미국행 배를 탄다. 그러나 배는 인도 연안에서 폭풍우를 만나 좌초하고, 둘은 망망대해에서 표류한다.

지은이는 할리우드의 저명한 동물조련사다. 만년의 모독과 운명적으로 만난 뒤 20년을 함께 보냈으며, 모독과 브람의 감동적인 재회도 직접 목격하고 이 책을 썼다.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나 동물의 놀라운 영험함은 그리 낯설지 않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문체나 복잡한 서사구조도 없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식의 신령스런 코끼리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헌신적인 사랑과 인연, 그리고 자연의 목소리, 성경의 잠언같이 지혜가 묻어나는 글은 우리가 잊고 있는 어떤 것을 전해준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고, 삶이다. 400쪽. 9천800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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