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주를 '에너지중심도시' 로

입력 2007-03-29 07:38:43

천년고도 경주가 한동안 격랑에 휩쓸리며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방폐장 유치 문제로 찬반이 서로 나뉘어 시위가 벌어지더니, 한수원 본사 이전부지 선정을 두고서는 지역 내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지역을 이끌어갈 변변한 선도기업 하나 없이 점점 퇴색해가는 경주관광산업과 고도보존지구로 묶여 상대적으로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했던 지역민들에게 방폐장 유치로 인한 인센티브는 비온 뒤 떠오르는 무지개나 다름없었다.

너도나도 그 무지개가 자기 집 지붕을 덮어주길 바랐던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모든 것들이 현재는 마무리되어 어느 정도 평온을 되찾은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의 주범이 화석연료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친환경적이고도 경제적인 에너지확보가 미래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관건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석유의존 현상에서 탈피할 수 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기대할 수 있는 원자력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원자력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의 비중이 다른 에너지원에 비하여 월등히 낮아 고유가시대와 에너지 무기화에도 대비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세계 에너지 전망과 정책에 대하여 논의한 '국제에너지 컨퍼런스'에서도 원자력에너지는 21C 개발도상국을 위한 지속가능하고도 청정한 에너지자원으로서 그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었다.

또 방폐장을 비롯한 국책사업의 유치가 촉발점이 되어 추진되는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경주, 포항, 영덕, 울진 등을 잇는 대형 사업으로 국내 최대의 원전, 풍력, 태양광 등의 에너지 산업과 우수한 연구 인력을 보유하게 되어 국가 에너지 전략 차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게 된다.

더불어 해당지역의 발전을 앞당기고 위상을 드높이는 촉매제 역할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중에서도 경주는 월성 원전시설이 자리 잡고 있고, 향후에 양성자 가속기를 비롯한 방폐장, 한수원 본사가 소재하게 되어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제 잠시나마 반목과 갈등을 겪었던 지역민들은 다시 한번 화해와 협력의 공동체로 거듭나고, 또한 한수원이 지역에서 바람직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상호협력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더 많은 투자를 유도하여 정체되어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3대 국책사업(양성자 가속기, 방폐장, 한수원 본사의 이전)을 경주가 천년고도 관광도시 및 우리나라의 에너지 중심도시로서 성공적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고, 이의 성공여부는 경주시민 모두의 마음가짐과 경주시의 협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는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지역, 나아가서는 국가 전체를 위한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김무형 위덕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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