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불때기(옆)로 씩 비켜가면서 이마빽이(이마)를 공격합니다. 앞다리를 살짝 꾸리면서(꿇면서)…. 짐을 한바리 싣고 어심이질(오솔길)로 나오는 장면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차정학 씨)
"맹렬하게 공격합니다. 올려치기, 찍어치기…. 자, 이것이 화끈한 청도소싸움이지요. 밑으로 파고드는 검은소, 청도에서 사육되는 소죠. 이제 한 5분 있으면 결판이 날 겁니다."(김상엽 씨)
2007 소싸움대회가 열리고 있는(24~28일) 청도 서원천변. 이곳에는 맹렬하게 맞붙는 싸움이든 지루하게 늘어지는 판이든 끊임없이 관중의 흥미를 유발하고, 웃음을 주는 해설자들이 있다.
차정학(58·전국투우연합회 진행요원·청도읍 고수리) 씨와 김상엽(48·한국우사회 경기운영부·청도 풍각면 수월리) 씨가 주인공. 같은 청도 토박이이지만 해설 스타일은 서로 다르다. 차 씨가 '구수한 입담형'이라면 김 씨는 '날카로운 분석형'인 것.
1996년부터 12년째 마이크를 잡고 있는 차 씨의 주무기는 속사포 같은 말솜씨와 구수한 사투리. 여기에 끊임없이 쏟아내는 유머가 일품이다. 눈보다 입이 먼저 간다는 표현처럼 그의 해설은 신명 그 자체다.
"전국 소싸움판을 다 다녀보며 해설하지만 관중 반응과 재미가 청도 경기의 50분의 1도 안 됩니다.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흥이 있어 청도 소싸움 해설에는 더욱 힘이 들어가죠." 17세 때부터 소싸움판을 따라다녔으니 소와는 천생연분이라며 활짝 웃는다.
반면 김 씨는 공격형 소냐 방어형 소냐, 지구력 싸움이냐 기술 싸움이냐 등을 정확히 분석해 멘트를 날린다. "경기 전에는 대기실에 가서 소들을 먼저 둘러봅니다. 눈을 자세히 보고, 발놀림이 가벼운지 보면 대략 승패를 예감하지요."
그도 전국을 누비는 해설자로, 군 복무기간을 제외하고 15년째 줄곧 소싸움과 인연을 맺고 있다고 자랑했다. 땅이 좋아 청도를 못 떠난다며, 최선을 다하는 소들의 모습 때문이라도 더 중계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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