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성구 7년간 173곳 새로 문 열어
'금싸라기 땅에 웬 주차장?'
대구에서 땅값이 가장 비싸다는 중구와 수성구를 둘러보면 주차장이 너무 많다는 데 새삼 놀라게 된다. 이들 지역에 2000년 이후 7년간 새로 생긴 주차장이 17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주차장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건물을 새로 짓는 위험 부담을 피해 주차장을 만든 경우가 꽤 많다. 부동산업자들은 중구의 최대 중심가인 대구백화점 인근, 영화관 철거 부지, 시립도서관 인근 부지 등의 주차장은 투자가치가 높은 땅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업체 대표 조모(42) 씨는 중구의 한 주차장 자리를 가리키며 "입지조건이 탁월한 곳인데도 몇 년째 주차장으로 방치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이렇다할 부지활용 계획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취재진이 만난 주차장 소유자들은 부지를 놀리는 것보다는 주차장을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한 주차장 운영자는 "적지만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될 것이라는 생각에 건물을 헐고 주차장으로 만들었다."고 했고, 또 다른 운영자는 "인근에 들어설 대형 건물의 성공 여부를 보고 건물을 신축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한 운영자는 "주차장이 너무 많이 생기는 바람에 수입이 예상보다 적어 주차장으로 만든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지역 경제사정과 보수적인 지역 정서 등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대명 대구과학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역 투자자들은 건물이나 집을 단순히 사고파는 전통적인 투자 영역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동산 투자 영역이 다각화·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 투자자들은 부동산 구입에 신중한 경향을 보이다 뒤늦게 웃돈을 주고 건물·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소극적·방어적인 투자방식 때문에 외지 업자들에게 큰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업자는 "지역 투자자들은 헐값에 나온 경매물건이라도 수십 억 원이 넘을 경우 아예 참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2004년에는 서울의 한 업자가 수성구의 한 빌딩을 41억 원에 낙찰받고는 불과 보름 만에 20억 원을 덧붙여 팔기도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