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거짓말 하지 않으면

입력 2007-03-27 07:14:39

얘야, 새로운 친구를 잘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할 것 같니?

옛날, 인도 나라에 수타마(須陀摩)라는 임금이 있었단다.

"훌륭한 임금이 되려면 거짓말을 해서는 안돼."

수타마왕은 어떠한 경우에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였어.

그러던 어느날 수타마왕이 신하들과 사냥을 떠났대.

그런데 어디선가 웬 바라문이 다가와서 애걸을 했지.

"임금님, 저에게 무엇을 좀 주십시오. 가족은 많은데 모두 굶고 있습니다."

"알겠소. 지금은 가진 것이 없으니 함께 성(城)으로 갑시다."

그리고는 바로 부하들에게 말하였지.

"자, 오늘은 사냥을 시작하지 말고 성으로 돌아갑시다."

그 때였어. 아주 무시무시하게 생긴 녹족왕(鹿足王)이 큰 독수리를 타고 나타나더니 그만 수타마왕을 낚아채고 말았단다. 수타마왕이 끌려간 녹족왕의 성에는 아흔아홉 명이나 되는 다른 왕들도 붙잡혀 있었어.

"백 명의 왕을 잡아먹으면 이 세상은 모두 내 것이 된다. 으하하!"

'아, 바라문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구나.'

수타마왕은 그만 눈물을 뚝뚝 흘렸어.

"왕인 주제에 너는 그렇게도 목숨이 아까우냐?"

"아니다. 목숨보다도 거짓말을 하게 되어서 우는 것이다."

"거짓말 때문에 운다고? 그것 참! 무슨 말이냐?"

"나는 가난한 사람에게 무엇이든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내가 여기에서 죽으면 거짓말을 하게되는 것이다."

"으음!"

이 말을 들은 녹족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지.

"정말 그대는 전혀 거짓말을 하지 않는가?"

"그렇다.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럼, 지금 내가 놓아주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할 수 있는가?"

"그렇다."

"좋다. 반드시 되돌아온다고 약속을 한다면 이레의 시간을 주마."

그리하여 수타마왕은 성으로 돌아오게 되었단다. 왕은 먼저 약속했던 바라문에게 음식과 보물을 주었어. 왕자에게는 왕의 자리를 넘겨주고, 백성들에게도 자신의 재산을 모두 나누어 주었단다.

"자, 이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모두들 잘 있으시오."

수타마왕이 성을 나서려자 많은 백성들이 가로막고 나섰지.

"안됩니다. 임금님을 죽음의 길로 보낼 수는 없습니다. 녹족왕이 쳐들어 오더라도 막아낼 수 있도록 성 안에 쇠로 방을 만들겠습니다."

그러자 수타마왕이 백성들을 달래며 말했대.

"아니오. 비록 목숨을 빼앗기더라도 나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소."

그리고는 끝내 혼자서 녹족왕에게 되돌아 갔단다.

녹족왕은 수타마왕이 정말 돌아온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지.

"정말 돌아왔구려. 아, 내가 크게 잘못했소. 자, 이제 당신은 되돌아가시오. 나머지 아흔아홉 왕들에게도 모두 자유를 주겠소."

이 수타마왕이 바로 나중에 석가모니 부처로 다시 태어났다는구나.

심후섭(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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