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굴욕의 추억' 이번엔 갚을까?

입력 2007-03-24 09:22:56

1990년 6월21일 이탈리아 우디네의 프리울리 구장. 이탈리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한국과 우루과이의 3차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은 이에 앞서 벨기에에 0대2, 스페인에 1대3으로 패해 16강 진출이 힘들어졌지만 1승이라도 올리기 위해 이날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다니엘 카리스 폰세카에게 결승 골을 허용, 3패로 주저앉았다. 이후 한국 축구는 우루과이와 2번 더 만나 모두 패해 역대 통산 전적 3패를 기록 중이다. 2002년 2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1대2로 졌고, 2003년 6월 서울에서 치른 평가전에서도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24일 오후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친선 경기는 양 팀간의 네번 째 A매치로 한국 선수들은 이번에는 이기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오스카 타바레즈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은 1990년 월드컵에서 한국을 이길 때 코치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월드컵 축구대회 2차례 우승으로 한때 세계 정상권에 머물렀던 우루과이는 이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6위이지만 여전한 남미 축구의 강호이다.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정예 선수들로 팀을 꾸려 해외파가 가세한 한국과 진검 승부를 벌인다.

디에고 포를란(스페인 비야레알)이 부상으로 빠지지만 뛰어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 왼발을 마술처럼 구사하는 알바로 레코바(이탈리아 인터 밀란)가 공격을 이끌고 카를로스 부에노(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 파비안 에스토야노프(스페인 데포르티보) 등이 공격에 가세한다. 미드필드진에는 파블로 가르시아, 파비안 카노비오(스페인 셀타 비고), 수비진에는 다리오 로드리게스(독일 샬케04), 호르헤 푸실레(포르투갈 포르투), 골키퍼 파비안 카리니(인터밀란) 등 유럽의 명문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한국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설기현(레딩FC), 이영표(토튼햄 핫스퍼)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인방과 김동진, 이 호(이상 러시아 제니트), 조재진(일본 시미즈), 김정우(나고야) 등 해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 소집됐다. 여기에다 오범석(포항 스틸러스), 이천수, 오장은(이상 울산 현대), 최성국(전남 드래곤즈), 정조국(FC서울) 등이 결전을 대비하고 있다.

한국은 FIFA 랭킹 48위로 우루과이에 비해 순위가 낮지만 안방에서 아시아 강호의 자존심을 살려 승리를 벼르고 있다. 특히 대표팀 간의 대결에서 한 번도 이긴 적 없다는 사실이 선수들을 자극, 승리에 대한 강한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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