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감독인 이상일 감독이 만든 일본영화 '훌라걸스'는 일본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여우조연상·각본상·화제상 등 5관왕을 차지한 인기 일본영화. 여배우 아오이 유우가 온몸을 흔들며 보여주는 훌라 춤은 춤꾼이 만들어내는 무대처럼 화려하고 역동적이지만 우리나라 관객에겐 외면당했다. 그나마 회당 20,30여명의 소규모 관객만이 영화를 찾아, 영화는 일찌감치 막을 내려야 했고 전국 5만여 명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뿐만 아니다. '클럽진주군'(2월 1일 개봉, 2천178명), '황혼의 사무라이'(2월 8일 개봉, 3천82명), '태양의 노래'(2월 22일 개봉, 3만 3천130명), '눈에게 바라는 것'(2월 22일 개봉, 714명) '마미야 형제'(3월 8일 개봉, 505명) 등 최근 개봉한 일본 영화는 모두 한국에서 참패를 당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개봉된 일본 영화는 65편. 개봉영화 전체 가운데 일본영화의 비중은 13%가 넘지만 관객 점유율은 고작 2%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최근 우리 영화들의 뿌리가 일본산(産)이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창의력이 고갈된 국내 영화계가 일본영화, TV드라마, 소설, 만화의 리메이크에 집중하고 있는 것.
'올드보이'를 필두로 지난해만 해도 '플라이대디', '사랑따윈 필요없어', '미녀는 괴로워' 등이 일본 월작의 힘을 빌렸다. 상영 중인 '복면달호'를 비롯해 '어깨너머의 연인', '검은집'. '소년은 울지 않는다', '반짝반짝 빛나는', '프리즌 호텔', '비룡전' 등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일본발(發) 영화는 많다. 하지만 정작 일본에서 제작된 일본영화는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가 '일본 영화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다.
이 때문에 한류 열기까지 주춤해지고 있다는 것이 영화관계자들의 말이다. 우리 국민들이 일본영화를 보지 않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이렇다할 흥행 한국영화가 등장하고 있지 않는 것. 반한감정까지 나오면서 일본으로 수출도 60% 이상 감소했다.
영화관계자는 "일본영화를 외면한다면 우리나라 영화도 더 이상 한류(韓流) 바람을 탈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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