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기자'] 씨 푸드, 두 배로 즐긴다

입력 2007-03-15 11:52:52

난생 처음 '기자'로 취재 가는 날, 봄 같았던 겨울의 끝자락을 지나 겨울 같은 새봄의 꽃샘추위의 매서운 바람이 차갑게 얼굴을 때렸다.

여러 분야가 그렇지만 외식업도 최근 들어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덜 먹고 안 쓰는 불황의 시기라지만 반대로 잘 먹고 잘 쓰려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불황 속에서 얼어붙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려는 외식업계의 새로운 코드로 등장한 것이 슬로푸드, 헬스푸드, 웰빙푸드 등이다.

이 중 특히 웰빙푸드의 선구자 격인 해산물 요리(Sea Food)는 영양소가 풍부하고 자연친화적인 식품이라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해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형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한 외식업종의 종류와 판매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었다. 일부 매장에선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대형 참치를 통째로 해체해 초밥과 회를 선보이기도 하는 등 가히 외식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산물 외식시장은 대기업이 이미 가세했거나 사업성을 검토하는 등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지난해부터 씨 푸드를 중심으로 대형매장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외식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아는 만큼 맛있다

대구 지역 씨 푸드 전문점들의 요리 구성을 보면 대략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하나는 150여가지의 해물요리를 코너별 뷔페식으로 차려 놓은 경우와 다른 하나는 신선한 해물을 맘껏 골라 뜨거운 육수에 익혀 먹는 샤브샤브요리가 그것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다양한 메뉴로 이뤄진 해산물 요리는 먹는 방법에 따라 특유의 신선함과 감칠맛을 2배 이상으로 즐길 수 있다.

▷먼저 코너별 뷔페식으로 차려진 곳에 가면 우선 음식이 차려진 테이블 전체의 메뉴구성을 둘러 본 다음 특히 좋아하는 요리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확인한다. 특히 즉석요리 코너나 주문형 요리 코너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후 자리를 잡으면 음식은 한 접시에 많이 담기보다 샐러드바 코너, 뜨거운 음식 코너, 주문형(즉석요리) 코너, 롤, 초밥, 회, 디저트 등 코스별로 3~4회 나눠 먹는 것이 좋다. 이 때 뜨거운 음식과 새콤한 맛을 내는 샐러드류는 같은 접시에 담지 않는 것이 제대로 된 맛을 느끼게 한다. 본래 뷔페는 코스별 요리를 천천히 음미해가며 먹어야 맛있는 음식을 음미할 수 있다. 한 접시에 이런 저런 음식을 모두 담아 빨리 먹는다면 해물의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없다.

또한 평소 즐기는 음식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뷔페에 차려진 별식의 음식들을 고루 먹어보는 것도 포만감과 함께 맛있게 씨 푸드를 먹을 수 있는 요령이라 하겠다.

하지만 "배가 고플 때 장을 보지마라"는 말처럼 많은 음식이 차려진 식단을 보면 욕심에 처음부터 접시에 음식을 많이 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맛있는 메뉴는 대개 첫 코스에 놓여있지 않다.

전문점을 이용할 때는 매장에 있는 종업원들에게 묻는 것을 어려워해선 안 된다. 이들은 고객의 질문이나 뷔페를 이용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것이 주 임무이다.

▷해물을 샤브샤브로 즐기는 매장에서도 처음은 마찬가지로 음식이 배치된 테이블 전체를 둘러 본 후 좋아하는 음식이 놓인 곳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샤브샤브의 특성상 육수가 끓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동안 가벼운 샐러드류와 죽 종류로 가볍게 식욕을 돋우는 것이 좋다.

샤브샤브의 장점은 다양한 해산물을 직접 익혀 좋아하는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인데 순서는 쇠고기와 버섯, 각종 야채를 먼저 익혀 먹은 다음에 해산물을 본격적으로 맛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쇠고기에서 맛있는 성분이 육수에 우러나와 나중에 해물을 먹을 때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해물을 기호에 맞게 익혀 먹을 때 꽃게를 가장 먼저 넣고 오래 끓이면 특유의 시원한 국물에 배어나와 해물의 신선하고도 진한 맛을 더욱 잘 음미할 수가 있다. 이 때 가리비 같은 조개류는 껍질과 함께 익히면 국물이 탁해지므로 반드시 조갯살을 따로 떼어 넣도록 해야 한다.

이 후 해물을 충분히 먹었으면 남은 육수에 입맛에 따라 면류나 죽을 끓여 먹는 것이 마무리 순서가 된다.

◆씨 푸드 전문점 현장체험

외식업계의 화두가 된 해물요리의 정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대구지역에서 창업한 씨 푸드 패밀리 레스토랑 '아덴힐즈'와 대전에 본사를 두고 대구에 지점을 낸 씨 푸드 샤브샤브 전문점 '스팀 폿' 현장취재에 나섰다.

◇아덴힐즈(동아쇼핑점)

세익스피어 낭만희곡에서 이름을 따온 아덴힐즈는 씨 푸드가 대구에서도 대중화가 됐음을 말해주는 본보기였다.

12시 점심시간. 새우, 참치 등 해산물을 주재료로 만들어진 60여종의 해물샐러드 바는 해산물 뷔페전문점의 특성을 이해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딤섬, 죽, 스프, 게장 비빔밥 등 25가지 음식으로 구성된 뜨거운 음식 코너를 비롯해 우동, 알밥, 스파게티 등 25가지 메뉴가 준비되는 주문형 메인 코너과 롤, 초밥, 회로 구성된 20종의 해산물 요리는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입안에 침을 고이게 했다.

점심시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장이 백화점 안에 위치하고 있어 쇼핑 나온 여성들과 인근 사무실의 직장인들로 삽시간에 붐볐다.

즉석에서 초밥과 퓨전롤을 조리해주는 오픈 주방은 단연 최고의 인기 코너. 계절 별미 대게를 좋아한다면 오후 4시 이후 디너타임을 이용하면 실컷 먹을 수 있다.

아덴힐즈의 김재철 주방장은 "해물 뷔페는 킹크랩, 바닷가재, 초밥, 참치회 등 평소 맛보기 힘든 해산물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과 다이어트에 신경이 쓰이는 여성들에게 단연 인기가 높다."면서 " 보다 싼 가격에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것이 해물뷔페 전문점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물은 신선함이 또한 생명이다. 아덴힐즈는 이를 위해 재료별 철저한 유통기한을 표시하고 보다 많은 해산물 요리를 제공하기 위해 보름이나 한 달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메뉴를 교체한다.

◇스팀 폿(7호광장점)

시각적인 실내 디자인이 산뜻한 카페형 분위기의 스팀 폿은 간막이형 테이블 배치가 잘 돼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이 정겹게 식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샤브샤브 요리가 주 메뉴이기 때문에 자주 음식을 가져오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끓는 육수에 음식재료를 넣고 빨리 익혀 먹어야 하는 해물요리의 특성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여유도 넉넉한 것이 장점으로 보였다.

식단은 채소와 과일을 이용한 12종류의 샐러드 바와 죽 코너, 쇠고기와 새우, 오징어 볼, 꽃게, 낙지, 굴꼬치 등으로 이뤄진 13종류의 해산물 코너, 탕수육, 류산슬, 해물볶음밥 등 6종류로 된 뜨거운 음식 코너, 다양한 한식과 찬류코너, 면 코너, 튀김과 스파게티, 철판 볶음밥, 초밥을 만들어주는 즉석코너와 후식코너가 간결하면서도 잘 정돈된 느낌이다.

고객이 즉석코너에서 주문한 요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각 테이블 마다 주문형 칩을 둔 것은 세심한 고객관리로 보인다. 칩을 요리이름이 적힌 꽂이에 꽂으면 식탁까지 날라다 준다.

이 곳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고객을 위해 별도의 놀이방도 꾸며놓았다.

이종근 점장은 "재료의 신선도와 품질관리를 위해 본사 차원에서 생산지에 직접 직원을 파견해 최고급 재료들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일 기자체험을 해보니

요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인으로서 바라본 외식시장과 현장 체험은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실감케 했다. 바깥 외식시장은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것보다 빠르게 변했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메뉴와 음식 트렌드는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화되고 있었다.

대개 소비자들이 외식업체의 선택기준으로 꼽는 잣대는 맛 77%, 서비스 38%, 분위기 33% 정도이다. 아직은 전통적인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으나 점차 전문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음식종류와 식단수준도 훨씬 다양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제는 외식업소가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예상도 이번 취재에서 얻는 수확물이라 하겠다.

맛있는 음식제공이외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것이 외식시장의 미래라면 요리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다.

이번 일일기자 체험에서 기사 하나하나가 신문에 활자화되기까지 거치는 과정과 직접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기자의 노고에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종연 시민기자(서봉순요리학원 원장)

▩이번 주 '나도 기자' 코너의 시민기자는 서봉순요리학원 김종연 원장입니다. 김 원장은 최근 외식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해산물 요리에 대해 '씨 푸드를 두 배로 즐기는 방법'을 주제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김 원장은 대구산업정보대학 조리과, 영남이공대 식생활과 강사와 월간식당 대구?경북 지사장,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 식음료교육 전임강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음식중앙회 대구중구지회 음식문화개선추진위원, 대구시 지정 고용촉진훈련 조리교육과정 및 노동부 지정 실업자재취업 조리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한국식생활연구회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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