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경영, 창의성'이 세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창의성에 바탕을 둔 창조적 경영은 혁신적인 기업가가 기존 질서와 프로세스 내에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생산방법의 혁신뿐만 아니라 새로운 상품 개발, 신소재 및 재료의 개발과 응용, 새로운 경영 프로세스와 신조직 문화 창조, 그리고 블루오션적인 시장개척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 보다는 급진적 혁신(radical innovation)에 가까운 경영철학이라 하겠다.
특히 향후 변화무쌍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거나 또는 한발 더 나아가 역동적인 환경을 주도하기 위해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에 기반을 둔 연속적이고 점진적인 개선보다도 새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세계의 문명발상지는 사람과 문물의 교류가 용이한 강이나 바다를 따라 탄생하였다. 또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경제적인 부(富)도 이러한 지역에서 발생하였다. 이렇게 새로운 문화와 학문을 열고 산업발전을 선도하는 도시들 가령, 미국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같은 지역은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인종들이 함께 어우러져 각자의 이질적인 사회 요소들을 포용하고 융합하는 사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 지역에서 세계적인 기술혁신이 잉태되고, 하이테크(High-Tech) 기업이 번창하고, 더 나아가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 즉 과학기술과 문화 태동의 원동력, 새로운 패러다임은 바로 "창조적 역량"이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플로리다(Florida)교수에 의하면, 창조적 역량이 높은 지역일수록 사회가 역동적이고, 경제·사회문화적 성장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지역발전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이러한 창조적 역량을 배양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표가 창조성 지수이다. 즉 사람의 지능지수를 가름하듯 기업과 지역의 창조적 역량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조성 지수를 측정하기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창조적 계급, 즉 과학자, 대학교수, 연구원 그리고 법, 의학, 예술가 등 전문가 그룹의 지역사회비율이다. 두 번째는 과학기술 혁신 지수로 특허, 논문 등의 숫자이며, 세 번째는 지역의 하이테크 회사의 숫자를, 그리고 마지막 측정 잣대로 다양한 배경의 사람과 이질적 문화, 그리고 상이한 이념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 즉 지역의 개방성 정도를 통해 지역의 창조성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연하게도 이 창조성 지수는 경제학의 혁신지수 계산방법과 매우 유사하고, 다만 다른 점은 지역의 개방성이 추가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다. 혁신지수 그리고 창조성 지수는 공통적으로 지역의 경제 및 사회 발전 요소로 기술(Technology), 사람(Talent), 사회의 개방정도(Tolerance)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구·경북지역의 창조성 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2006년 산업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대구·경북, 특히 대구의 혁신지수는 전국 11위로 매우 낮은 편이다. 아마 이 수치는 지역의 경제적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우리 지역을 창조적인 지역사회로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창조적 혹은 창의적 인재이며, 이러한 인재들이 모여 들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들게 하기위해 다양하고 이질적인 사회요소를 포용해 한 그릇에 담아 낼 수 있는 개방적 환경 조성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소 늦었지만, 새로운 비전하에 새로운 대구·경북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과학과 문화 예술'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은 매우 적절한 것 같다. 특히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의 창조적 역량은 축적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흔히 경영성과 잣대로 사용되는 지표가 있듯, 창조성 지표도 하나의 지표로 국가, 지자체가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창조적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창조적 인재들이 모여 들 수 있는 환경조성과,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 및 이념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곳에서 창조적 인간자본이 축적되고, 과학기술과 예술이 병존하면서 꽃필때 우리 지역의 희망찬 미래는 약속받을 수 있다.
정규석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장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