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범여권 통합 급할 것 있나"

입력 2007-03-12 10:06:59

잇단 러브콜 주도권 쏠림…통합교섭단체 추진 느긋

범여권 통합의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쏠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이나 탈당의원 모임들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하며 특히 열린우리당에서는 의원들의 추가 탈당설까지 들리고 있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이들 세력은 범여권 통합을 위해 민주당 측에 잇따라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행보를 적극화 하고 있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범여권 통합을 거듭 역설하는 가운데, 민주당 집권 당시 제 2인자로 꼽혔던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 민주당 출신 동교동계(DJ의 정치계보) 인사들도 통합을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경우, 정세균 당 의장이 지난달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직후 통합문제와 관련, "한달안에 확실하게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했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소속 의원들의 탈당설만 재부상하는 등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안개속에 휩싸여 있다.

또한 범여권 통합의 토대를 마련키 위해 지난 11일 당내 회의를 통해 연합공천 의지를 거듭 다졌으나 뜻대로 되기가 쉽잖은 상황이다. 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국민중심당 등 연합공천의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쪽에서 소극적이기 때문.

통합신당모임 역시 이달 중 민주당 측과 통합교섭단체를 추진하겠다는 방침 아래 적극 나서고 있으나 민주당이 한발 빼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에 대해선 국정실패의 책임이 있는 만큼, 당 대(對) 당 통합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통합제의를 거부하고 있고 통합신당모임의 통합교섭단체 제안에 대해서도 4월 이후에나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 열린우리당이나 탈당세력들이 통합일정에 초조한 반면, 민주당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출신인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DJ도 11일 동교동 자택에서 한명숙 전 총리예방을 받고 "범여권이 많이 흩어져 있는데 선거가 있어 중요한 시기"라며 "흩어진 힘을 모으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면된 권노갑 전 고문의 자택에는 범여권 인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며 범여권 통합문제가 주 화제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범여권 인사들과 자주 만난다는 것.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4·3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상천 전 의원 등 당권 도전에 나설 원외 인사들이 범여권 통합문제와 관련,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내 논란의 소지도 안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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