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건설사 '공동브랜드'로 역외업체 대항한다

입력 2007-03-12 09:52:23

SD건설 등 5개사…북구 노곡동에 1200가구 규모 건설

대구 지역 건설사들이 대형 역외 업체들의 시장 잠식에 맞서 '토종 브랜드'를 만들어 아파트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자금력과 시공 능력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낮은 분양 가격'이 장점인 지역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공동 사업을 펼치면 대형 사업 수주가 가능해져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D건설과 영남건설, 서한, 동서, 유성건설 등 지역 5개 건설사는 북구 노곡동 지역 내 1만8천여 평 부지 위에 추진 중인 1천200가구 규모의 아파트 사업을 공동 수주키로 의견을 모으고 내주 중으로 공동 사업 진행 여부 및 참가 업체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공동 사업 참여 업체 관계자들은 "1천 가구가 넘는 대단지는 상당수 지역 업체들로서는 단독 수주가 어려워 지금까지 역외 업체들의 독무대가 돼 왔다."며 "공동 사업을 추진할 경우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고 수주 규모를 키울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들은 또 "지역 업체 도급 금액이 대형 역외 업체들에 비해 10-20% 저렴한 만큼 아파트 분양 가격도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업체가 가진 특화된 시공 능력을 적용하면 가격은 낮고 상대적으로 질은 뛰어난 단지 공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동 사업 추진에는 대구은행의 역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구 은행 측이 830억 원에 이르는 PF 금액 전체를 단독 대출키로 결정을 한데다 공동 사업 특성 및 초기 계약 부진 등에 따른 공사 일정 차질을 우려해 이례적으로 공사 금액으로만 200억 원의 마이너스 대출 통장을 만들어 시공사들에게 제공키로 한 때문이다.

한편, 노곡동 사업 참가업체들은 단지 명에 각사 이름이 아닌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적용키로 했으며 1차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1천 가구 규모 이상의 또 다른 대단지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지역 주택업체들은 "지난해 대구 지역에서 분양된 신규 아파트의 75%를 대형 역외 업체들이 수주할 정도로 지역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 1월 6천 억원 규모의 BTL 사업 공동 수주에 이어 민간 아파트까지 공동 사업이 진행되면 지역 건설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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