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맡겨도 이자 연 4.4%
수년간 주식투자를 통해 '재미'를 봤던 회사원 이모(36) 씨. 그는 올초부터 냉탕·온탕을 오르내리는 주식시장때문에 고민이 컸다.
그는 지난달말 '반짝 장세'가 있었을 때, 일단 주식시장에서 철수했다. 그가 굴려왔던 돈은 5천만 원.
하지만 '돈 놓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수년간 공격적 투자성향을 보여왔던 그에게 은행예금 등은 성에 차지 않았다. 더욱이 언제라도 주식 시장으로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그에게 장기간 묶어둬야하는 투자처는 질색.
"친구가 '수시 RP'를 소개, 증권사에 가서 5천만 원을 모두 넣었죠. 하루를 맡겨도 연4.40%의 금리를 쳐주는데다, 언제든지 돈을 뺄 수 있는 구조니까, 단기간 맡기는데는 이만한 투자처가 없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이 어두워진데다, 주식시장까지 횡보를 거듭하면서 '갈 곳 없는 돈'이 단기 투자상품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 씨의 사례처럼 단기 투자상품 가운데 최근 가장 각광을 받는 것이 수시RP.
RP는 Repurchase Agreements(환매조건부채권)의 약자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국공채, 통안채, 은행채 등 신용등급이 AAA급 이상인 채권을 RP대상 채권으로 넣어 고객들이 "찾아가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환금을 해줄 수 있도록 구조를 맞춰놓고 있다.
투자기간에 따라 은행 예금처럼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금식 RP'와 만기가 미리 정해진 '기일물(term) RP' 2종류가 있다.
하루만 맡겨도 4% 이상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기일물 RP에 투자할 경우, 투자기간에 따라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사실 단기 투자 상품은 RP외에 머니마켓펀드(MMF), 자산관리계좌(CMA) 등도 있다. 하지만 최근 인기는 RP가 다른 상품을 앞서고 있다.
MMF 경우, 지난해 7월 법인 익일매수제(입금이나 출금 신청시, 다음날 기준가격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시작된 데 이어 오는 22일부터는 개인도 익일매수제가 실시됨에 따라 수시입출금이 자유로운 RP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CMA와 비교해도 통상 6개월 이내 투자기간에서는 RP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RP잔액은 지난 1월말 현재 59조1천496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8천117억 원 늘어났으며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서는 16조 원 넘게 급증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시기를 관망, 준비해놓은 목돈 등을 RP에 넣어두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투자할 곳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고, 은행 예금보다 높은 이자수익을 바란다면 RP가 훌륭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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